서학개미 300兆 시대인데...관련 정보는 '깜깜'

2023-10-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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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정보비대칭 악용한 시세조종 유의해야"


국내에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꾸준히 늘어나며 매매 규모가 연간 300조원에 다다랐다. 거래 규모는 자꾸 늘어나는데 투자자들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제한돼 있어 이를 노린 불법행위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매규모는 2211억3264만 달러(약 298조원, 4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409억8539만 달러(약 55조2893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가 화두가 됐던 2021년에는 3984억6845만 달러(약 537조6136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수도 함께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해외주식계좌수는 지난해 말 727만좌를 기록했다. 앞서 2020년에는 190만좌, 2021년에는 460만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4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생긴 결과”라며 “2020년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뒤 2021년부터는 지속적인 수요층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투자 수요는 늘고 있지만 해외상장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제한적이다. 해외주식의 경우 리서치센터 기업보고서 외 정보를 얻기 힘들다. 그나마 미국 주식의 경우 종목분석 보고서가 많은 편이지만 유럽, 중국, 일본, 홍콩 시장에 상장된 기업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현재 증권사 중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미·중·일 상장기업 공시번역 및 요약 서비스를 도입한 상황이다.
 
이들 증권사 서비스의 경우에도 언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분석에 비해 정보의 신뢰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와 계약했으며, 당기 정보 현황만 알 수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정보 사각지대에 놓이다 보니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 혐의도 포착되고 있다. 미국 소재 비상장회사 A사 및 경영진은 나스닥(NASDAQ) 상장 절차를 진행한 적이 없음에도 “나스닥에 곧 상장할 예정”이라고 한국 투자자들을 속여 주식 투자자금을 모집, 편취했다.

금융위는 2020년 이후 외국 금융당국이 한국 투자자의 주식 이상매매를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한 사례가 총 31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11건이 올해 9월까지 진행된 사안으로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불공정거래 행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주식 미공개정보를 이용해선 안되고 타인에게 전달해서도 안된다”며 “정보비대칭을 악용한 시세조종이 의심되는 매매의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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