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대출 상품 잔액이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저축은행 대신 카드사로 몰린 탓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더라도, 급전 마련에 나서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장기대출(카드론)은 삼성카드, 단기대출(현금서비스)은 하나카드의 금리가 각각 가장 높았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5조8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35조3952억원)보다 4684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카드론 잔액은 6월 말 소폭 하락한 뒤, 2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게 됐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던 곳은 삼성카드로 연 15.06%를 기록했다. 이어 BC카드(연 14.69%), 하나카드 (연 14.53%), KB국민카드 (연 14.35%), 롯데카드 (연 14.34%) 순이었다. 현대카드(연 13.15%)와 우리카드(연 12.49%)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700점 이하 저신용자만 따로 분류해 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BC카드가 연 18.58%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가 연 18.08%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각각 연 17.57%, 16.91%로 높은 축에 속했다.
현금서비스의 평균금리는 하나카드가 연 18.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카드(연 18.13%), 롯데카드(연 17.79%), 신한카드(연 17.67%), 삼성카드(연 17.64%), 현대카드(연 16.50%), 우리카드(연 16.28%) 순으로 집계됐다. 700점 이하 회원들의 평균금리 역시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연 18.92%로 가장 높았다.
리볼빙 평균금리는 롯데카드가 연 17.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카드(연 17.50%), 신한카드(연 16.82%), 현대카드(연 16.60%), 하나카드(연 16.01%), 삼성카드(연 15.66%), 우리카드(연 15.35%), 비씨카드(연 15.24%) 순이다.
카드업계는 이처럼 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을 마냥 반기지만은 못하는 분위기다. 대출이 늘면 당장 눈앞의 이익은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부터 카드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대손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