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효 메리얼 대표이사(전남대 명예교수)가 21일 서울 강남구 신한아트홀에서 열린 ‘제37회 JB미래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인공어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어초는 해양 생물 정착 및 개체 유지를 위해 해저에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메리얼은 인공어초 개발·제작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00년 전남대학교 실험실에서 창업했다. 메리얼은 겔트어로 ‘찬란한 바다’를 의미한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주변 바다를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정부의 탄소 저감 정책 기조에 따라 해상풍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주관으로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이 총 54조원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발전기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해저 케이블도 설치해야 한다. 이는 해양 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해양풍력단지 조성 시 어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인공어초를 해상풍력단지 인근에 설치하면 해류의 흐름을 완화하고, 어패류의 서식 공간을 제공해 어족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전북 고창 해상풍력단지에 시험적으로 인공어초 36기를 설치한 결과 농어와 학꽁치 등이 새로운 어장을 형성했다”며 “영국은 북해, 일본은 미야기현 해상풍력단지 인근에 인공어초를 설치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얼은 자체 개발한 인공어초 5종을 ‘일반어초’로 등재한 바 있다. 일반어초는 특허출원을 마치고 해양수산부 중앙어초위원회로부터 어족자원 보호 효과 검증을 통과하면 지정된다. 일반어초인 메리얼의 ‘타워형 강제어초’는 가로·세로 12m, 높이 10m로 건물 3층 높이의 정글짐과 유사한 형태다. 13mm의 ‘SS40’ 철강 소재로 만들어져, 1기 설치 시 필요 비용은 약 1억5000만원이다.
이 대표는 “3메가와트(MW)급 발전기당 인공어초 3기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한전과 산하 6개 공기업, 민간기업 40여곳과 만나 인공어초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전국 어촌계를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B미래포럼은 전북 출신 강소기업과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국내 주요 석학들을 초청하는 조찬 세미나와 전북지역 발전을 논의하는 간담회 등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