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새 회계연도를 앞두고 예산안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미국 재무부 발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3조 달러(약 4경3700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16일 미국의 국가 부채가 32조 달러를 돌파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1조 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국가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2024회계연도 시작일인 10월 1일 이전에 내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가운데 부채 감축을 주장하는 공화당 강경파와 확대 재정을 주장하는 민주당 및 바이든 행정부 간에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연방 정부 폐쇄(셧다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의회와 정부는 올해 부채 한도 협상 당시에도 공화당 강경파의 부채 감축 주장으로 인해 수 차례 협상이 결렬될 위기를 맞은 바 있다.
한편 미국 경제 및 재정 전문 연구기관인 피터 G 피터슨 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33조 달러의 미국 국가 부채 중 26조 달러는 공공부채, 7조 달러는 정부부채이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2위부터 6위인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인도 경제 규모를 합친 것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를 1인당 수치로 환산하면 미국인 1명당 9만9000달러(약 1억3100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고, 미국은 매일 약 20억 달러를 이자 지급에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앞으로 10년 내 미국 연방정부는 연구개발(R&D), 인프라, 교육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예산을 이자 지급에 지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일찍 시작할 수록 문제를 고치는 것이 쉽다"며 미국 정부가 조속히 부채 감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