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내년 총선과 다음 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의 참패를 예측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과 용산 대통령실 인사 중심의 인재 영입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혜성처럼 정계에 입문했다. 그 후 2021년 36세의 나이로 헌정 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가 됐다. 그리고 윤 대통령이 정권을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갈라선 후 '야인'이 됐다. 그는 정치권 복귀 무대인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선 아직 진로를 정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10% 이상 차이로 강서구 보궐 패배할 것...당대표 책임 물을 듯"
그는 김태우 전 구청장을 사면해 강서구 보선 후보로 내세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지도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구청장 사면은 당연히 보선 출마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라며 "강서는 민주당 우세지역인데 정당 지지도를 보고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다음 달 강서구 보선과 내년 총선에서 패할 경우 여당 대표를 교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선거에서 지면 쫓아내는 게 보수정당의 유구한 전통"이라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1년 만에 당이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다"며 "다시 정치를 하게 된다면 권력자에게 줄 서서 공천을 받는 이들부터 타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영입 미흡...보수정당 19대 총선 이후 이긴 적 없어"
그는 "국민들이 왜 여당에게 과반 의석을 줘야 하는지 물었을 때 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을 놓고 이념 전쟁을 하면서 야당의 방해로 일을 못하고 있으니 표를 달라고 하는 논리는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상식 없이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가 인재영입에 애쓰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용산에서 행정관 하고 있는 사람을 인재 영입 대상에 올려놨다는 말도 나오는데 전부다 대통령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라며 "용산에 있는 행정관 중 국민이 인정할 만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 누가 있는가. 공무원 경력만 1년 쌓인 것일 뿐 아무런 권위가 없다"고 일갈했다.
"尹 신뢰할 수 없어...앞으로 함께할 일 없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많은 지지자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보수 지지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온라인 매체 '더탐사'가 공개한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 간 녹취록에 대해 "100년에 한 번 나올 당대표라고 칭찬하더니 앞과 뒤가 너무 다르다"며 "신뢰할 수 없다. 앞으로 대통령과 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2021년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뤄진 통화로 알려진 녹취록에는 "이준석 대표는 3개월짜리" 등의 비판 일색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지금의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신뢰가 깨지면 회복이 어려운 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에 대해 "영장이 청구됐을 때 매끄럽게 처신해야 한다"며 "영장이 기각되면 굉장한 날개를 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잔잔한 바다에서는 서핑을 할 수 없다"며 "단 윤석열 정부가 인공파도를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곧 파도를 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다들 상식을 초월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를 정해서 움직일 수는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