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무부, 신상공개 성범죄자 판결문 데이터로 '범죄예방지도' 구축한다

2023-09-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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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법무부 건물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강력범죄 증가로 ‘스마트 치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법무부가 신상등록 대상자의 판결문을 활용한 ‘범죄 예방지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를 사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빅데이터 활용 시스템 구축이 범죄 예방에서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판결문 10만건 분석·추출···성범죄 ‘데이타베이스’ 구축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내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는 지난달 말 ‘빅데이터 기반 강력범죄지도 구축 사업’에 대한 감리 용역 발주에 나섰다. 성범죄 예방을 위해 판결문 등 범죄사실 관련 데이터를 추출·분석(텍스트 마이닝)한 결과를 지도로 시각화하는 사업이다.
 
이번 범죄지도 구축을 위해 성범죄자 신상등록 판결문 약 10만건에서 추출한 범행 수법 정보 등 사건 데이터가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성범죄 시간대, 피해자 특성, 특정 범행 수법 등을 성범죄별로 분석하고, 시간대별 ‘범죄 위험지수’와 성범죄 발생지의 각종 데이터를 도형과 색상으로 시각화하는 전자지도 구축을 연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범죄지도 설계를 위해 법무부는 범죄 정보와 공간 정보를 함께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우선 마련할 방침이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범죄사실에서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획득한 데이터와 공간정보 특성을 융합·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부는 이미 구축된 관련 인프라 활용과 함께 사업 내용에 맞는 신규 인프라 구축도 진행해 머신러닝, 딥러닝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 기법에 기반한 범죄지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기반 ‘범죄예방’ 지도···범죄 유사 상황 탐지·시각화
 
'강력범죄지도 구축' 사업은 유형별 성범죄 발생지에 대한 특성과 범죄자 분석은 물론 범죄 유사 상황 탐지와 경보 이력 발생 등 분석 결과를 지도상에 체계적으로 시각화해 범죄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범죄지도 데이터는 유사 범죄 탐지와 예방에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역 내 장소적 속성과 유흥지 여부, 숙박시설 여부, 유동 인구 등 각종 데이터를 범죄 발생과 비교해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범죄 사실을 기반으로 전자감독 대상자가 체류하는 지역 내 범죄 유사 상황 탐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감시 대상자가 체류하는 지역의 특성과 대상자의 지역 방문 빈도에 대한 정보 확인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강력범죄자 체류 정보와 경보 이력 등을 지도상에 시각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경보 발생 여부와 준수사항 위반 사유 등 정보를 추출한 후 시각화해 위험지역 탐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주관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주로 전자감독 대상인 ‘특정 범죄’ 관리 등에 범죄지도 등을 활용할 전망”이라면서 “올해 감리와 시스템 개발을 함께 진행하면서 향후 시범 활용 여부는 시스템 등을 최종 점검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 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치안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스마트 치안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치안 활동을 일컫는 말로, ‘범죄지도’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등에서는 범죄 발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범죄 발생 확률을 지도에 표시하는 프레드폴(PredPol) 소프트웨어나 검거 기록과 범죄사실, 계절적 지표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범죄 예측지도를 제공하는 파일럿(PILOT) 등을 치안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한 정보 자료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아직 스마트 치안이 크게 활성화하지 않았지만 기존 범죄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조화해 치안 활동에 활용해야 치안 인력 배치 등 범죄 예방 활동에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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