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놓은 정부 부동산 연착륙 대책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까지 출시되면서 2030세대가 다시 한번 내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2030의 매수세에 “지난 활황기에 매수를 놓쳤던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가 여전히 높은 만큼 과도한 대출을 통한 주택 마련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총 3만6260건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층의 매수 비중은 32.7%(1만1861건)로 집계돼 2021년 1월(3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로는 월별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연령별로 보면 7월 20대 이하는 4.5%를 기록했으며, 특히 30대는 28.2%의 비중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2030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은 올해 1월 4% 내외의 금리로 별다른 소득요건 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완화하는 등 규제를 푼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상가 등 단독으로 쓸 수 있는 건)을 생애 최초로 매수한 2030세대는 8955명으로 전체의 51.9%였으나, 지난달에는 56.6%로 비중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2030세대가 매수세를 이끌었던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집값이 전고점 대비 하락하고, 저리의 정책대출이 실시되면서 앞서 부동산 상승기에 내집 마련의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20·30세대가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집값 또한 반등을 시작하면서 매수세가 따라 붙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대출을 통한 내 집 마련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2021년 부동산 활황기 당시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온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섰던 2030세대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심화와 집값 하락세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권일 팀장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최근 집값이 뛰는 상황에서 매도자들은 이에 맞춰 호가를 계속 올릴 것”이라며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니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개인의 자금 상황에 맞는 전략을 짜서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