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주을 재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전주을 조직위원장 임명에 따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셈인데, 그동안 ‘지역주의 허물기’에 줄곧 매진해왔던 정 의원의 행보가 어떠한 결과를 얻어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전북 전주을 조직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 발전을 위해 쌓아온 쌍발통 협치의 시대, 이렇게 멈출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정부·여당의 소통창구가 없으면 전북은 고립된 섬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만큼 잼버리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라도 여당 국회의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특히 “은퇴까지 결심했지만 잼버리 사태를 놓고 떠나는 것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시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마지막 기회로 삼으며 노력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의원이 이번 국민의힘 전주을 조직위원장 임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총선 출마에 나설 것임을 밝히면서, 전주을 선거구는 ‘역대급’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정 의원 외에 현 지역구 의원인 강성희 진보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양경숙 의원(비례)과 최형재 정책위 부의장, 이덕춘 변호사, 성치두 전 청년위원장, 그리고 무소속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정치적 험지’ 출마를 결정한 정 의원이 도민들로부터 ‘쌍발통 협치’, 중앙과 집권여당의 ‘창구’ 등 그만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18.2% 지지를 얻어낸 정 의원은 2년 뒤인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전주을에 출마해 35.8%를 기록했다.
비록 국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정 의원은 낙담하지 않고 쌍발통(두바퀴) 정치를 강조하며 꾸준히 유권자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 결과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20대 총선에서 37.5%를 얻으며,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민주당 안방에서 ‘기적’을 일궈냈다.
이후 호남 동행의원, 5.18 유족 감싸기는 대표적인 호남정서 끌어안기 등을 통해 전북에도 보수당 소속의 의원이 있어야 함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또다시 도전하는 ‘계란의 바위치기’는 8년 전 못지 않게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북도로 전가하고, 이를 이유로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을 75% 이상 삭감한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쉬운 길보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전북발전을 위해 가시밭길을 택한 정 의원의 행보는 지역 정치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정 의원은 “저는 세 번의 시험대에서 책임을 져왔다”며 “이 엄혹한 시기에 중앙과 집권당에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