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어울리고, 사람을 사람으로 알아보고, 가시 울타리도 걷어치우고 살 수 없을까.”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오는 11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2023 미술주간'(Korea Art Week 2023)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는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전시기관 290여 곳이 참여한다. 고(故) 김환기 화백의 바람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장애예술인 특별전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가 오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다. 공모를 통해 작가 49명의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공모에 선정되지 못한 작가 19명의 작품도 대형스크린(4.5m*8m)을 통해 미디어아트 전시로 구현해 더욱 많은 장애예술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미술주간 프로그램 중 관람객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미술여행’은 규모를 확대했다. 전문해설사와 함께 전국의 미술관과 화랑을 22개 코스로 도보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특화 코스도 신설했다.
아동‧청소년 참여 행사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안양문화예술재단, 씽씽큐 뮤직 등 전시기관 5곳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시 연계 체험·창작 워크숍을 운영하며 미술과 과학을 융합한 11개 프로그램을 79회 진행한다. 이 중에는 문화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도 있어 지역민들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환기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안양예술공원 등 4개 미술관과 전시장에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시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총 15회 수어 통역으로 청각장애인 310여 명에게 작가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전달할 계획이다.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과천관과 대전시립미술관 등은 미술주간에 입장료가 무료이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은 입장료 50%를 할인한다.
◆ 지난 7만명 방문한 '프리스 서울' 등 볼거리 풍성
미술주간에는 미술계가 손꼽아 기다린 아트페어와 전시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서울과 영국에 기반을 둔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이 오는 6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된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에는 국내 갤러리 140여개를 포함해 21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10일까지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
코엑스 3층 C, D홀에서는 프리즈 서울이 9일까지 열린다. 프리즈는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양대 아트페어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런던과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프리즈 서울'을 열었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는 행사 기간 7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회째인 올해는 아시아와 한국에 기반을 둔 곳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국내외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고시안과 하우저앤워스, 리만머핀, 리슨, 페이스, 타데우스 로팍, 데이비드 즈워너 등 세계 정상급 화랑들도 총출동한다. 국내 화랑으로는 갤러리 바톤과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등이 메인 섹션에 참여한다.
전 세계 각국의 미술 관계자들이 들어오는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각 갤러리들은 심혈을 기울인 전시를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10월 22일까지 아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서울 K1, K2, K3 전 공간에 걸쳐 조각, 페인팅, 드로잉을 망라하는 작가의 다채로운 작업 25점을 폭넓게 소개한다. '물질을 초월하는 무엇'에 관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화백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인 '김구림'전이 열린다.
지금 봐도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들이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230여 점의 작품과 6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됐다. 총체 예술가 김 화백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도 오는 7일 마련됐다.
김 화백은 지난 2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지막 전시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작품은 작가가 죽어도 전시될 수 있지만, 공연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공연예술 작품을 영상으로 남길 예정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세계 57개국에서 온 251개 팀(작가)의 작품 30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올해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