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박정희 대통령은 국토 산림녹화 사업인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민둥산에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고 무단 벌목을 강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산림 조림에 성공한 나라로 도약했다. 정치 리더십, 행정력·기술력, 국민 노력이 융합 시스템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게다가 당시 산림녹화에 독일이 지원했는데 대표적인 두 가지 사업을 들 수 있다. 먼저 경남 양산 지역에 협동조합인 산림조합 협업체를 만들었고, 다른 하나는 강원도 강릉 지역에 산림 기계화 훈련소를 만들었다. 박은식 산림청 국제협력국장은 “경남 울주군에는 소규모 산주들을 모아 산림조합을 만들었고, 강릉 지역에 산림 기계화 훈련소를 만들어 오늘날 임업기계훈련원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한다.
50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이 국제 산림 협력을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 선 것이다. 산림청(청장 남성현)은 양자 산림 협력을 43개국과 체결했고, 직접 산림협력센터를 두고 있는 나라가 몽골, 베트남 등 5개국이다. 또한 우리가 처음 주도한 산림국제기구가 설립되었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인 아포코(AFoCo·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는 2009년 설립되어 베트남 등 아시아 14개국이 회원이며 싱가포르 등 2개국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고, 사무총장을 박종호 박사가 맡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은 몽골에도 나타났다. 8월에 폭우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기후변화 3대 ‘핫 스롯(Hot spot)'인 폭염·폭우·가뭄이 몽골뿐만 아니라 전 지구 및 대한민국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 환경연구소 등 여러 연구기관이 발표한 내용이다. 폭우·가뭄 등에 대한 대응은 한 나라를 넘어 지구적 차원이 된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과 몽골의 산림 협력이 왜 중요한가?
둘째, 한·몽 간 인적·경제교류 협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몽골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오늘날 몽골 상황은 대한민국 1990년대 초와 비교할 수 있다. 몽골 1인당 구매 GDP 소득이 1만2000달러를 넘어섰고, 경제성장률이 2022년 4.8%를 기록했다. 1990년대 초 한국에서 분당 등 신도시가 들어섰듯이 울란바토르 외곽에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다. 우리에게 ‘우골탑’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듯이 몽골 자녀들 역시 거의 대학에 진학해 인적 경쟁력이 높다. 또한 2022년 몽골 출산율이 2.90명으로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다. 우리는 초저출산·고령화로 늙어가는 나라라면 몽골은 젊은 나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아가 몽골 전체 인구 340만명 중 30만명 이상이 한국에 살았을 정도로 ‘친한(親韓)' 인사가 많다.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무기 매니저는 필자에게 “과거 러시아 지배를 받았고, 중국·일본의 침략을 받았지만 승리했다”면서 “지금은 한국과 좋은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고 속내를 말했다. 한류 드라마가 유행하고 거리마다 한국 편의점 C&U와 GS25가 각각 300개를 넘을 정도로 많고, 이마트가 인기를 끌고 수출이 늘고 있다. 몽골과 한국 간 교류가 심화되면서 몽골인 식성까지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충남대 석사 출신인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간조릭 부단장은 “과거 몽골은 반찬이 없었지만 지금은 한국처럼 반찬·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설명한다. 현재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등록된 몽골인 숫자가 약 5만명에 이른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체류 몽골인을 합치면 10만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에서 건설과 물건 배달에 몽골인이 힘쓰고 있다”고 말한다. 인구 소멸 상황에서 한·몽 인력교류·경제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주한 몽골인들이 ‘3D’, 즉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필자의 고향 경북 의성 다인면 신현동 회장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이 몽골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인들이 여름에 선호하는 관광지가 몽골이다. 무안, 서천 등에서 전세기로 몽골 단체 투어를 하는 등 몽골 관광객 중 50%를 차지할 정도다. 몽골을 선호하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3시간으로 비교적 짧고, 물가가 저렴하고, 저녁이면 시원하기 때문이다. 온난화 현상이 심화되면 더욱 몽골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석사를 마치고 가이드·통역사로 일하는 오다는 “몽골 학생들이 제2외국어로 영어에 이어 한글을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많은 몽골 학생들이 한국 유학과 일자리를 찾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 20년간 한·몽 산림 협력은 성공적이었다”면서 “그린ODA(공적개발원조)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산림 조성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혼농림(混農林)', 산림 조성이 성공한 지역에 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청이 산림 조성한 룬 솜 지역을 방문해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어드 매니저를 만났다. 한국으로 비교하면 경기도 지역에 해당하는 이곳에 산림 조성지 사이에 토마토, 오이, 호박, 배추, 무 등 다양한 채소들을 경작하고 있었다. 유목민 몽골인에게 농사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농촌진흥청에서 파견 나온 오명규 소장은 “몽골에서 농업으로 성공한 한국인이 있다”고 말한다. 필자가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내용을 업로드하자 연락이 와 농기구·스마트팜 기업 회장이 몽골 진출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한국 농림축산식품부가 발주한 키르기스스탄 농업ODA 프로젝트를 수주한 상태”라면서 “몽골에도 농업ODA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필자는 우리가 산림 조성을 배웠던 나라에서 이제 한·몽 산림 협력(총 3046헥타르·여의도 3.6배·축구장 4569개 크기에 산림 조성, 양묘장 3개소, 조림기술교육센터 2개소 운영 등) 현장에서 산림 선도국의 위상을 보았다. 남성현 청장은 “한·몽 산림 협력이 모범적인 국제 협력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필자 주요 이력
▷독일 본(Bonn)대학 언론학 박사 ▷미국 조지타운대 방문학자 ▷중앙일보 기자·국회 자문교수 역임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조직위원장 ▷현 경기대 산학협력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