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에서 감정가 10억원 이상인 서울 고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감정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2.6%다. 올해 들어 4월(76.4%)을 제외하고 이달(25일 기준)까지 모두 80%를 웃돌고 있다.
평균 낙찰률(매각률)도 10억원 이상 아파트 34.6%, 10억원 미만 아파트 31.2%로 차이가 났다.
올해 낙찰된 감정가 10억원 이상 아파트 중 낙찰가율 상위 20개 매물을 살펴보면 4개 매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몰려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18㎡(3층)는 지난달 감정가(44억3000만원)의 124.8%인 55억2799만9000원에 낙찰돼, 올해 낙찰가율 최고를 기록했다.
압구정동 일대는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어 실거주를 제외하면 거래가 불가능한데, 경매의 경우 규제를 피할 수 있어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91동 112㎡(6층)가 감정가(35억3500만원)의 107.9%인 38억1409만원에 낙찰됐고,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108동 52㎡(6층)도 감정가의 106.0%에 해당하는 10억602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 10일 입찰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전용면적 76㎡(2층) 아파트는 감정가(20억300만원)보다 2억460만원 높은 22억760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 3구와 용산구는 규제지역이지만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개발 기대감에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지역은 경매로 낙찰받았을 때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