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이달 내내 20조원대를 기록했다.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한 대외 상황에서 증시가 방향성을 찾을 때까지는 테마주 광풍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2651억원이었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 잔액은 첫날인 1일을 제외하고 내내 20조원 수준을 지속했다. 지난 17일에는 신용융자 잔액이 20조5573억원으로 올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는 7월 이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에코프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에 등극하는 등 이차전지주 주가가 치솟자 빚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초전도체, 맥신, 후쿠시마 오염수, 노재팬주 등 테마주가 움직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16일 공신력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결과를 전하자 투자심리는 새로운 테마 '맥신(MXene)'으로 옮겨갔다. 지난 1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신소재 맥신 대량생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신 테마주 주가가 2~3거래일 만에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맥신 테마가 수명을 다하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된 종목으로 투심이 또다시 이동했다. 전날 인산가(29.85%)를 비롯해 사조씨푸드(11.11%), 마니커에프앤지(11.08%), CJ씨푸드(9.91%) 등이 상승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급등세를 지속하진 못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염수 방류에 따른 반일 감정이 고조되자 과거 '노재팬'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모나미 주가가 이날 17.08% 급등했다.
문제는 이들 테마주가 예측하기 어려운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초전도체 테마주 신성델타테크는 이달 상한가를 6번이나 기록하면서 주가가 뛰었지만 지난 23일 기록한 고점(6만8300원) 대비 이날 종가는 28.92% 빠졌다.
맥신 테마주 경동인베스트도 18~22일 3거래일 동안 상한가 2번, 하한가 1번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종가 13만1400원 대비 31.20% 떨어진 9만400원에 마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테마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수급 로테이션은 속도가 매우 빠르고 변동성 또한 매우 큰 상황"이라며 "증시 전체가 방향성을 확실히 설정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사례들을 계속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