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 의혹 등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반면 여당은 "민주당이야말로 방송 장악 전문가"라고 역공을 펼치며 이 후보자를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됐다.
홍 의원은 피해학생이 이 후보자 아들의 강제전학 조치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 후보자의 자녀 학폭은 일반적인 학폭이 아닌 당시 청소년끼리의 다툼일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방송사가 집중적으로 계속해서 의혹만 품고 비판 보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11년 4월 1일 학폭 개정 이전에 하나고 자체에서 학폭위가 개최된 사실이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언론 환경이 급변하고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언론 특히, 관련된 한류 콘텐츠 육성에 더 큰 역할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언론 노조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MBC와 KBS를 장악했다"며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무시한 채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는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도 똑같다"며 "저희는 정권의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라 공영방송이면 뉴스의 소비자인 시청자에게 유익하고 올바르고 공정한 내용을 전달해서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공영방송의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방송 진영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아들 학폭 문제를 거론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아들 학폭 의혹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했다가 들통나면 말을 바꿨다"면서 "이 후보자는 피해자 1명이 일관되게 학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전체적인 결과들, 서울시교육청 특감 보고서, 상담 교사 증언 등을 보면 진술서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도 "이 후보자 아들 문제를 푸는 이 후보자의 태도에서 거짓말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권력 중심에 있었고 공직자 역할을 해왔고 더군다나 중립성·공정성이 중요한 방통위원장에 지명됐는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이 대통령 홍보수석실에 제출한 문건을 들어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등 국정원 작성 문건을 보이며 "1000페이지 넘는 분량 중 이동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자 대변인에게 보고했거나 요청했던 문건이 30여건 발견됐고, 실제 실행이 확인된 게 9건 정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는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면서 "제가 (언론 사찰에) 관여했다면 (문재인 정부) 엄혹한 적폐청산 수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홍보수석실에 (국정원 직원이) 누가 한 명이 와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당시에는 몰랐다"고도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