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충당금 6000억원 쌓은 증권사...."하반기가 더 무섭다"

2023-08-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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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미국 실리콘밸리, 홍콩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며 금융권에서 투자한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격적으로 관련 상품들을 운용해온 증권사들은 거액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하반기 추가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의 연결기준 2분기 말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총 598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사업 부실이 심화함에 따라 2분기 충당금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린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회계상 별도로 분리해 설정해두는 금액을 말한다. 
 
주요 증권사 중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신규 설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550억원) 대비 1233억원으로 683억원(55%) 증가했다. 이 밖에 △하나증권 1048억원 △메리츠증권 837억원 △키움증권 914억원 △삼성증권 685억원 등이다. 
 
하나증권은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까지 겹치며 충당금을 확대했다. CFD에는 518억원, 미수금과 펀드 보상 부문에는 53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미수금과 펀드 보상 부문에는 부동산 PF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금액도 포함돼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CFD와 부동산 PF 위험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분기에 충당금 1000억원 이상을 적립했다.
 
키움증권은 2분기 말 미수금 대손충당금으로 914억원을 쌓아뒀다. 부동산 PF 규모 자체는 작지만 CFD 손실 위험이 높아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 삼성증권은 부동산 PF 200억원대, CFD 미수금 관련 400억원대 충당금을 설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콘퍼런스콜에서 부동산 PF로 인한 손실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올 2분기에만 충당금이 837억원 추가됐다.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또 다른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업계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최근 발표된 지표를 보면 중국 경제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해 손실 규모가 커지면 국내 금융업계에도 빠른 속도로 위기가 전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총액은 21조5751억원으로 전달 대비 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이 2조608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2조5538억원)과 메리츠증권(2조32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KB증권(2조628억원), 미래에셋증권(1조5881억원), 하나증권(1조323억원), NH투자증권(1조1208억원) 등이 1조원대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9018억원) △대신증권(8059억원) △교보증권(7761억원) △대신증권(6514억원) △키움증권(5973억원) △BNK투자증권(5535억원) △IBK투자증권(5029억원) 등도 5000억원 이상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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