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표심까지 얻은 김영섭...불필요 사업부 해체하며 KT 정상화 속도 내나

2023-08-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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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루이스·ISS 김영섭 KT 대표 후보에 찬성 권고...40% 외인 표심 확보

김 후보 행보 무게감 실려...인수위 없이 실리 경영 행보

비대한 조직 및 돈 쓰는 영업 수술대 올릴 가능성↑

사진아주경제DB
김영섭 KT 대표 후보 [사진=아주경제 DB]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김영섭 KT 대표(CEO) 후보 선임 안건을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KT 정상화를 위한 김 후보의 행보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이달 30일 열리는 KT 2차 임시 주총에서 김 후보의 차기 KT 대표 취임을 포함한 4개 안건을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김 후보가 오는 30일 KT 임시 주총에서 대표 선임 기준인 60% 이상의 찬성표를 얻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사정에 어두운 외국 투자자들은 두 자문기관의 의견을 토대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KT 외국 투자자 비율은 5%대 지분을 보유한 주요 투자자인 실체스터와 티로프라이스를 포함해 39.60%에 달한다. 국내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현대차·신한은행과 함께 KT 대표 선정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다. 두 자문기관은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도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김 후보의 대표 취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KT 안팎에선 그의 행보와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2년 반 동안 KT와 52개 계열사의 경영 방침을 정할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KT우면연구센터에 CEO 인수위를 꾸리고 주요 임원들로부터 경영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던 과거 KT 대표 후보들과 달리 별도 사무실이나 인수 전담조직 없이 광화문·송파 등 KT 주요 사옥에 직접 방문해 본부별 임원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식 대표 취임까지 3주가 채 남지 않은 만큼 의전보다 실리를 더 중시하는 김 후보의 경영 스타일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취임 전까지 외부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보는 최대한 지양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KT 내부에선 실리를 중시하는 김 후보의 경영 스타일을 고려하면 취임 후 비대한 사업부서를 해체하는 조직 효율화를 우선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해체 후 남은 일부 인력에 대한 정리해고 또는 명예퇴직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취임 후 올해 KT 임단협이라는 산도 넘어야 하는 만큼 협상카드로도 쓸 수 있다.

한 KT 관계자는 "(김 후보가) 본인 임기 내에서 목표로 하는 조직 슬림화 수치가 있을 텐데, 자연 감소분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면 강도 높은 조정을 할 수도 있다"며 "상당수 KT 직원도 명예퇴직 조건이 좋으면 응하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특히 김 후보는 KT가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부분에 메스를 들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일단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기존 KT 영업·마케팅 방식을 지양하고 영업이익률을 확대하는 실리 경영을 B2B(기업 간 거래)·광역본부 조직에 심을 전망이다.

한편 통신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최근 오랜 기간 사용하던 LG유플러스 가입 회선도 KT로 번호이동했다. 그는 1984년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LG CNS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38년간 LG그룹에 몸담아 온 만큼 수십년간 LG유플러스 회선을 이용했는데, KT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만큼 바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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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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