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측 승리로 일단락된 줄 알았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이 시세조종 의혹에 논란이 재점화됐다. 금융감독원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에스엠 주가 시세조종에 직접 관여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10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며 카카오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이에 하이브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에스엠 발행 주식 총수 중 2.9%에 달하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2월 16일 금감원에 진정을 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의 에스엠 주가 시세조종 의혹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이첩했다. 이후 특사경이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 중이다. 앞서 특사경은 검찰과 함께 지난 4월 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같은 달 18일 서울 성수동 SM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현행법상 시세조종 등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에 따르면 증권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상장증권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및 상장증권의 시세가 특정인의 조작에 의해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시세조종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개인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통되는 주식 물량과 거래량이 적은 주식 물량을 사전에 장악한 뒤 시세조종성 매매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향후 시세조종 혐의가 드러나면 카카오는 최대 무기징역 또는 주식매매 이익 금액 5배에 달하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금감원은 현재 불공정거래 세력을 엄단하기 위한 ‘주가조작 처벌법’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가조작 사태 등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최근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뿐 아니라 검찰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총력을 다해 불공정거래 세력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조종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카카오그룹 전체적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카카오는 하이브가 SM 인수를 포기한 직후인 3월 에스엠을 인수한 뒤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제출했다.
김 창업주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도 상실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다.
이미 카카오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조사로 인해 카카오뱅크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이복현 원장은 “역량을 집중해서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수사가 생각보다 신속하게 진행 중이고 실체 규명에 자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