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T는 2023년 2분기 연결 매출 4조3064억원, 영업이익 46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매출 3조4293억원, 영업이익 28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KT가 실적발표를 진행하고 2분기 연결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세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1조327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이통 3사의 분기 실적이 1조원대에 완전히 안착한 것으로 본다. 몇 번의 설비 투자로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 아니냐는 정부와 이용자의 까다로운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실적을 낸 이통 3사의 속내는 그리 편치 못하다. 실제 이통사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에 직결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와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 제외 전 순이익) 지표는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제4 이통사·알뜰폰 육성 정책 등 통신사 규제 정책이 있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이통 3사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도 아니다. 올해 2분기 이통 3사의 영업이익률은 10.1%로, 미국 이통사의 20%대 중반에 훨씬 못 미친다.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에비타 마진율도 27.77%로 세계 50개국 가운데 47위에 불과했다. 1위인 노르웨이(60.50%)는 물론 캐나다(44.23%)와 미국(37.77%)보다도 크게 떨어진다. 2분기 에비타 마진율도 28.80%로 별다른 차이가 없어 순위 변동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기존 통신 설비 투자 요구도 부담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100㎒ 가동에 앞선 정부 인프라 투자 강제와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5G 시장이 안정기에 진입했음에도 경쟁사와 달리 설비투자(CAPEX)를 늘려야 했다. 2분기 CAPEX에 6613억원을 집행해 전년동기 대비 8.2% 늘었다.
때문에 6G·저궤도 위성 등 미래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데, 현금창출력 하락으로 이통 3사의 기초 체력이 저하돼 '통신 강국'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압박 정책만 펼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인공지능·디지털 전환·전기차 충전 등 비통신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이유도 정부의 일방적 규제에서 벗어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