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1~6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충전 방식 하이브리드차)의 올 상반기 총 인도량은 616만1000대로 지난해 상반기 434만7000대보다 대폭 증가했다.
중국 BYD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총 인도량 128만7000대로 지난해 64만3000대의 2배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2위는 테슬라로 지난해 56만5000대에서 88만9000대로 57%가량 늘었다.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과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 혜택에 힘입어 성장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홍광 미니와 MG-ZS, 빙고 같은 비교적 저용량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27%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 니로 등을 앞세워 작년 상반기보다 5.3% 많은 총 26만60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 이어 7위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5.8%에 비해 올 상반기는 다소 하락한 4.3%에 그쳤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중국 업체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성장세가 워낙 거세 점유율에서는 밀렸다.
다만 현대차가 올해 2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새롭게 출시된 코나(SX2) 일렉트릭과 기아 EV9 판매 개시, 아이오닉6의 세계 시장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는 전기차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전기차 시장은 중국과 북미 지역에서 높은 성장세(중국 42.7%·북미 53.2%)를 보인 반면 유럽 지역 성장률은 26.4%에 그쳐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유럽 보조금 혜택 축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SNE리서치 측은 “중국과 유럽, 북미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과 기타 지역 상승세가 돋보이는데 이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탄탄한 내수시장과 공급망을 무기로 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미국·유럽의 자국보호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