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쌀 수출 금지로 국제 쌀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출렁이는 가운데 밀 대체재 역할을 했던 쌀 가격마저 오르면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상승)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4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방콕 쌀은 지난 7월 27일 기준으로 톤(t)당 607.50달러에 거래되며 2012년 5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세계 주요 쌀 수출국인 인도가 그달 20일에 바스마티를 제외한 대부분 품종의 쌀 수출을 금지한 뒤 일주일 만에 가격이 62.50달러나 올랐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밀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은 7월 말에 부셸당 7.70달러를 넘으며 2월 말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밀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공격할 때마다 급등했다가 다시 상승분을 반납하는 등 연일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밀 가격이 폭등하는 속에서도 쌀은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 세계 식량 위기를 완화했다. 그러나 올해 쌀 가격마저 오르면 식량난을 완화할 수 있는 대체재가 사라진다.
무엇보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빈곤국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 UN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의 19.7%가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2010년보다 77% 증가한 약 2억8100만명에 해당한다. 빈곤국의 생활고 문제는 정치·사회 문제로 비화하며 국제사회에 또 다른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