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겠다고 나서자, 채권 투자 심리가 바짝 움츠러들었다.
채권 투자를 두고 월가의 의견은 엇갈렸다. '리틀 버핏'으로 통하는 빌 애크먼은 장기 국채를 팔라고 조언했지만,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 UBS는 미국 국채를 포함한 채권에 계속해서 투자하라고 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인 4.12%를 찍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들썩이자 일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도 9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0.65%를 찍었다.
‘리틀 버핏’으로 통하는 빌 애크먼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30년물 국채를 매도하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 앞으로의 정부 지출 등을 충당하려면 미국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애크먼은 “장기 국채는 공급과 수요 관점에서 ‘과매수’됐다”며 “실질적으로 더 높은 금리 없이는 발행 물량에 어떻게 대처할지 알 수 없다”고 썼다. 그는 미국의 장기 인플레이션이 2%가 아닌 3%를 유지할 경우 현재 4.19% 수준인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5%를 찍을 것이란 비관론을 내놨다.
이와 달리 채권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도달한 만큼, 향후 금리 인하 시 매매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채를 포함한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반대로 가격이 올라 차익을 누릴 수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솔리타 마르첼리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 노트를 통해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를 우려하기 시작하면서 매력적인 수익률과 시세차익 실현 가능성을 제공하는 미국 국채를 포함한 양질의 채권을 계속해서 매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5~10년 만기 채권을 선호하며, 10년물 국채 금리가 현재 약 4%에서 2024년 6월까지 2.7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11년 경험과 현재 경제 상황에 비춰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주식 시장 매도세가 가팔라지면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도 크다. 이날 S&P500 지수는 1.38% 하락했는데 이는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닛케이 225(닛케이 평균 주가)와 대만 가권지수 모두 1% 넘게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