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일 장중 한때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대략 20여일 만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심리가 부각된 데다 견조한 고용지표가 달러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1302.5원까지 상승한 뒤 오후 2시 52분 기준 1298~1299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8.5원)보다 0.5원 오른 1299원에서 출발해 오전 중 1295~1298원대에서 움직였다. 이후 오후 12시 들어 1300.1원을 기록하며 1300원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10일 1306.5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Fitch)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것에 따른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피치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배경으로 미국의 재정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파장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피치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피치의 결정은 작위적이며 오래된 지표에 근거했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견고한 고용지표와 채권금리 상승도 '강달러'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부문 고용이 직전월 대비 32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17만5000명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이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높아졌다. 또한 미 행정부가 채권 발행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4.1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