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온실가스 감소,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이 양국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이날 오후 케리 특사가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16일 전했다. 그러면서 "내일(17일)부터 중국과 미국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리 특사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중국측 카운터파트인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 등 주요당국자를 만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석탄 사용 제한, 삼림 벌목 억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그 외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케리 특사와 셰 대표가 대중관세와 중국산 태양열 패널 및 배터리 수입 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케리 특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뜻을 밝혔다. 케리 특사는 청문회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중국과 미국이 추진력을 높여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을 위해 대의를 함께 할지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다면 미중 경쟁관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중은 9월 유엔총회,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1월 제 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담 등 기후 관련 각종 국제 회의를 앞두고 이루어진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양국 기후회담은 중국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면서 무기한 중단된 바 있다.
미중 양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기준 중국과 미국은 각각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2.9%와 12.6%를 차지했다. 양국의 배출 비중을 합치면 45.5%에 달해 절반에 가깝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 당국도 양국 협력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미국은 각급 대화·왕래에 관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세계적 위기로 각국의 협력 대응이 필요하고, 미중 양국은 일찍이 기후변화 영역에서 양호한 협력을 펼쳐 파리협정 발효를 이끈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고위급 인사의 대면 협의는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이달 6∼9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이어 케리 특사까지 한 달 사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