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발표하며 챗GPT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4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징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행사 '징둥 디스커버리 테크 서밋'에서 LLM '옌시(言犀)'를 공개했다.
국내외 기업들은 AI 경쟁의 판도를 LLM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별 또는 업종별로 전문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특화된 LLM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징둥에 따르면 옌시는 최대 1000억개 매개변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게 훈련할 수 있다. 10여 년간 소매·물류·금융·의료 등 분야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을 통합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허샤오둥 징둥연구원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산업 데이터는 옌시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기업 사용자가 자체 비즈니스 데이터를 입력하면 옌시는 이를 빠르게 학습해 특화된 AI 환경을 제공한다.
쉬란 징둥그룹 최고경영자(CEO)는 "LLM은 산업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이지 가치 창출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모델은 채팅할 때 재밌을지 몰라도 산업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옌시는 8월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현재는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챗GPT 대항마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중국 국내에서만 79개 업체에서 LLM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바이두가 AI 챗봇 '어니봇'을 공개한 이후 알리바바는 '퉁이 첸원'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징둥의 옌시 모델처럼 기업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LLM ‘판구 3.0’을 공개했다.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빅테크 때리기'에서 '빅테크 살리기'로 기조를 전환한 만큼 향후 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AI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