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낸 면직 처분 잡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즉시항고 한 가운데, 항고심에서 한 전 위원장 측이 "기소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한 점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김대웅 김상철 배상원 부장판사)는 13일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심문기일을 열었다.
1심 재판부는 "방송의 중립성·공정성을 수호할 중대한 책무를 맡은 방통위원장으로서 그 직무를 방임하고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방기하는 등 면직사유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한 전 위원장 측은 "현재 형사 재판이 1회 공판만 진행된 상태고 새로운 사실관계가 파악되고 있음에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취지가 가장 억울하다"며 "(형사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소명됐다는 점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충분히 면직 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이 저희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결정 날짜를 지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신속하게 검토해서 결정하겠다"며 심문을 종결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에 비우호적인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TV조선 평가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구속영장 청구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 조작 사실은 결코 보고받은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심사위원 선임 관련 혐의 대해서는 심사 불참을 통보한 심사위원과 같은 민주언론시민연합 출신을 후보로 명단에 올리고 상임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는 과정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반했다는 판단 아래 한 전 위원장의 면직 절차를 진행했고,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예정된 임기를 두 달가량 앞두고 면직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