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중앙 처리 장치(CPU)'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팹24를 둘러본 정 회장은 이어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ROC(원격 운영 센터)'에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관리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OC는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직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자동차가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하면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목적 기반 차량(PBV)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주요 부품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쳤다. 현대차그룹은 시스템 및 전력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해 해당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기술 역량 내재화 외에도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에 앞서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 및 생산 현황 등을 점검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현대차의 '2023 전세계 대리점 대회'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왼쪽부터) 힘흥수 현대차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 닐 필립 인텔 팹24 운영 총괄 부사장이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팹24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