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주요국 통화정책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리스크 등이 하반기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장은 29일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2023년 하반기 세계경제ㆍ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에서 "세계경제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올 하반기 세계경제에 대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방압력이 점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고물가 대응을 위해 각국의 통화긴축 후유증이 나타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의 바닥을 찾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유력 기관들이 바라보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 후반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4%를 크게 밑돈다.
하반기 국제금융시장 역시 실물경제 둔화와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속에서 상반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불안감이 여전해 변동세가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 센터장은 "이 기간 정책금리 고점 인식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완만한 약세를 보이겠지만 경기와 물가 영향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면서 "주가 상승폭 역시 상반기 대비 제한될 것이며 글로벌 자금흐름은 채권 등으로의 유입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국 전망으로는 미국이 4분기 이후 기술적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이 있고, 유로존은 낮은 성장세가 점쳐졌다. 일본은 회복 모멘텀이 약화하고, 중국도 제조업 위축과 부동산시장 부진 등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력이 약화할 소지가 있다는 시각이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올 하반기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6대 이슈로 △주요국 통화정책의 급격한 변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고금리 취약부문의 부각 △주요국 재정건전성 악화 △국제원자재 위기 재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그는 "하반기 주요 변수들이 산적해 저희가 제시한 전망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에게 다가올 먹구름 같은 위험요인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