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력소비 두 달 연속 '뚝'…경기침체 징후 우려

2023-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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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 사용량 전년比 3.5%씩 줄어

반도체·석화·철강 등 주력산업 감소

"두 달 연속 이례적" 산업활동 위축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지난 3월과 4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국내 산업 구조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이 주축을 이룬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준다는 건 기업 경영 활동이 위축됐다는 의미라 경기 침체 징후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4월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2만3595GWh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직전월인 3월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2만4293GWh로 전년 동월보다 3.5% 줄었다. 두 달 연속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공장 가동률 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통상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등의 경우 전력 사용 규모로 업황을 읽을 수 있다. 전력 사용량 감소를 불황의 징조로 보는 이유다. 

용도별로 보면 3월과 4월 제조업 전력 사용량은 각각 2만1976GWh, 2만1289GWh로 1년 전보다 4.4%와 3.9% 줄었다. 제조업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2월 반짝 증가한 뒤 다시 하락 반전했다. 

산업 분류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의 경우 4월 전력 사용량이 466만1974㎿h으로 1년 전(482만2583㎿h)보다 3.33% 줄었다. 같은 기간 철강 등이 포함된 1차 금속 산업은 285만1487㎿h로 8.15% 급감했다. 화학도 335만4578㎿h로 1.94%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산업의 수출 실적도 저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전년보다 14.2% 감소한 49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41.0%)와 디스플레이(-29.3%), 석유화학(-23.8%) 등이 모두 감소했다.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분류되는 품목들이다.

직전월인 3월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3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 달러였다. 이때도 반도체(-34.5%)와 석유화학(-25.1%)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두 달 연속으로 3%대 감소율을 보인 건 드문 경우라고 지적한다. 경기 위축·침체 국면이 아닌 이상 전력 사용량은 대부분 증가세를 보여 온 탓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 사용량 감소가 산업 활동 위축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도 사용량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겠지만 인상 폭이 크지는 않았다"며 "산업 활동이 위축된 게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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