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진 시한폭탄 특례IPO] '미래·삼성·KB·대신' 대형사, 특례상장 주관 후 공모가 하회 비율 높아

2023-06-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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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업황 따라 주가 갈려… 주관사 지나친 페널티 경계해야"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상장주관사에 따른 편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상장을 주선한 종목의 80%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중이지만 하나증권은 절반 이상이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본부 관계자들은 하우스의 역량과 별개로 증시환경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주관사에 대한 지나친 페널티 부과는 특례상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스팩을 제외하고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종목은 총 122개다. 이 가운데 63.11%인 77개 종목은 23일 기준으로 액면분할 등이 반영된 수정공모가 대비 주가가 부진하다.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비율은 상장주관사에 따라서도 천차만별로 나타났다. 5년간 15종목의 상장을 주선한 대신증권의 경우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12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하회하는 비율이 전체 평균 대비 16.89%포인트(p) 더 높은 셈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2020년 공모가 2만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셀레믹스가 4445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 대비 1만5555원(77.78%) 하락했다. 이밖에도 △바이젠셀 -1만9515원(-73.91%) △브릿지바이오 -1만3982원(-69.83%) △이노테라피 -1만190원(-56.61%) △클리노믹스 -7040원(-50.65%) 등이 공모가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코스닥 제약업종 위주로 특례상장을 진행했는데 제약바이오에 비우호적인 증시환경이 조성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경향이 있다"며 "IPO본부의 역량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신증권이 상장을 주선한 종목 중 2021년 증시에 입성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공모가(1만원) 대비 8만5000원(850%) 오른 9만5000원을 기록하는 중이다. 이는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삼성증권을 통해 특례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삼성증권이 주관한 14개 종목 중 78.57%에 달하는 11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9개를 주관한 KB증권은 77.78%인 7개 종목이, 20개를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은 65%인 13개 종목이, 11개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은 63.64%인 7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부진한 모양새다.

5개 미만을 주관한 증권사들의 성적표도 초라했다. 4개 종목을 주관한 DB금융투자는 2개 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고 1개 종목은 상장폐지 위험성이 있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다. 2개를 주선한 한화투자증권은 1개 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1개 종목은 상장폐지를 당했다. 2건을 주선한 IBK투자증권과 1건을 주선한 SK증권도 모든 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A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급격한 통화긴축으로 인해 증시환경이 기술기업에 부정적인 환경으로 급변한 만큼 주가부진의 책임을 IPO하우스에만 묻기는 어렵다"며 "특례상장의 경우 미래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출하기 때문에 적절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작업 역시 쉬운 작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출할 경우 발행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특례상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특례상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의 규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B증권사 IPO본부 임원은 "주관사들의 특례상장 레코드와 상장 후 주가흐름을 공시토록 하겠다는 당국의 구상은 실효성이 낮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는 상장 후 주가가 낮은 주관사가 높은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해주는 곳이다. 공시가 아닌 실질적인 제재가 없다면 상장 후 주가가 낮은 주관사의 특례상장 실적만 올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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