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침묵 깬 손정의 "비전펀드, 공격모드로 전환"

2023-06-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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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유동성 5조 1000억엔

챗GPT가 쓴 아톰 소설 "작가가 쓴 것 같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산하의 비전펀드를 ‘공격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전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등 기술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손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할 때가 왔다”며 비전펀드 투자 부문의 활동 개시를 알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소프트뱅크그룹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9710억엔(약 9조5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에 1조 708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중국 알리바바 주식을 대량 매각해 5조엔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지만, 비전펀드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적자를 메우지 못했다.
 
그러나 손 회장은 앞으로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다시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선포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유동성 자산은 5조1000억엔으로, 전년도 2조9000억엔 보다 크게 늘었다.
 
7개월여간 침묵을 지켰던 손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AI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손 회장은 오픈AI의 챗GPT에 테즈카 오사무의 고전 만화인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새로운 모험을 써 달라고 요청한 것을 거론하며, “마치 작가가 쓴 것 같았다”고 평했다.
 
그는 "인공지능 혁명이 본격적,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예술과 창조성의 세계까지 확대됐다"고 봤다. 이어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를 빠르게 하면 사람들의 불행이 줄어들고 보다 자유로운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평했다. 

손 회장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해 고민했다고도 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2016년 234억 파운드에 Arm을 인수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발명품들이 단계적으로 결실을 보길 원한다. Arm이 그 열쇠다”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3월에 생성형 AI의 활용을 겨냥한 새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연내 Arm을 나스닥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Arm은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를 조달하는 게 목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Arm은 인텔 등의 IPO 참여와 관련해 논의 중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 AI가 주도하는 사회에서 성공할 것으로 생각되는 회사에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어도 몇 개는 찾았다고 생각한다.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투자한 회사들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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