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요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Arm은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를 조달하는 게 목표라고 1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일본 대기업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234억 파운드에 Arm을 인수했다. 당시 Arm은 런던과 뉴욕시장 모두에 상장돼 있었으나, 소프트뱅크가 인수 후 상장을 폐지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 규모, 상장 시기, 공모 희망가 범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상장을 통해 80억~10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BBC는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런던 상장을 위해 소프트뱅크와 회담을 하기도 했으나 Arm은 지난 3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IPO가 얼어붙은 데다가 반도체 업계가 재고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Arm의 IPO가 추진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상당하다.
B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IPO 건수가 급감했다”며 “주요 기술 회사들의 주가는 대유행이 여파로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제조 사업은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며 “미국의 반도체 대기업인 인텔은 지난주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손실을 기록했고 한국 삼성의 영업이익은 90% 넘게 쪼그라들었다”고 덧붙였다.
Arm이 이번 상장에서 대박을 터뜨린다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본 비전펀드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Arm의 지분을 각각 75%, 25%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