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블링컨 만난 習…미·중 관계 안정 '신호탄'

2023-06-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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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미·중 관계 안정되길 희망"

왕이 "협력 or 충돌 택일" 美 태도 변화 압박도

11월 APEC 정상회의···미·중 정상회담 '청신호'

시진핑 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 [사진=중국 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하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가 풀리고 있단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도 관측됐다. 
 
習 "중·미 관계 안정되길 희망"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을 면담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며 양국 관계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항상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되기를 바라며 두 강대국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협력하고 윈윈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시 주석은 "국가 간 교류는 상호존중과 성실함에 기반해야 한다"며 "미국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중국과 마주한 채 함께 노력해서 자신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이룬 합의를 행동에 옮김으로써 중·미 관계가 안정되고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미국 측에 대중국 태도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경색된 관계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블링컨 장관과 시 주석의 만남 여부는 불확실했다. 그만큼 시진핑 주석 접견은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잣대로 여겨졌다.

시 주석은 그동안 미국 국무장관이 방중했을 때마다 통상적으로 면담해왔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됐던 2018년 10월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은 ‘거부’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불만의 신호로 읽힌 바 있다. 
 
왕이 "협력 or 충돌 택일" 美 대중국 정책 압박도
블링컨 장관은 이날 1박 2일간 중국 외교 사령탑 1·2인자와 시진핑 주석과 모두 만나고 방중 일정을 마무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엔 중국 외교 1인자인 왕이 중앙정치국위원(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동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의 결정적인 타이밍에 이뤄졌다"며 "대화냐 대항이냐, 협력이냐 충돌이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의 대중국 정책 전환을 압박했다. 

특히 왕 위원은 과장된 '중국 위협론' 중단,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요구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며, 대만 독립에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의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통제하며, 양측이 이익을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친강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도 7시간 30분의 장시간 회동을 가졌다.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양국은 △고위급 접촉 유지 △미·중 관계 이행지침에 대한 협의 진전 △현안 해결을 위한 미·중 실무그룹 협의 △인적 및 교육 교류 확대 △항공편 증편 등 분야에서 합의했다. 
 
11월 APEC 정상회의···미·중 정상회담 '청신호'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은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서서히 풀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2월 '정찰풍선' 갈등 이후 미·중 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 첨단 반도체,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았으나, 지난달부터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왕후이야오 중국세계화연구소 소장은 블룸버그에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미·중 양국 간 더 많은 교류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관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경제·무역·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고위급 소통 채널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방중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며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향후 몇달 안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의 마지막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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