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역시 공식화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예방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게이츠가 오는 16일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며 단독 면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두 사람이 만나 무엇을 논의할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았다.
게이츠는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왔다”며 베이징 방문을 알렸다. 동시에 웨이보를 통해서 중국 네티즌에게 인사를 전했다.
게이츠는 웨이보에 “게이츠 재단은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 파트너와 협력하며 글로벌 보건·발전이 직면한 도전에 함께 대응해 왔다”며 “중국 파트너들과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세계는 아동 빈곤과 사망을 줄이는 데 있어 큰 진전을 이뤘지만 글로벌 위기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며 “중국은 항말라리아 신약 개발부터 기후 적응 솔루션 투자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이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게이츠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라 불리는 하이난성 보아오포럼 이후 8년 만이다. 2020년 2월 시 주석은 중국의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500만 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한 데 대해 게이츠 재단에 감사의 회신을 보내기도 했다.
올해 들어 중국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면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중국 방문이 이어졌었다. 하지만 대부분 정부 고위급 인사와만 만났을 뿐 시 주석과 만난 CEO는 없었다. 지난 3월 팀 쿡 애플 CEO는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났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딩쉐샹 부총리와 만났다.
이번 만남은 블링컨 방중에 앞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오는 18~1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연초 정찰풍선 사건으로 무기한 연기됐던 블링컨 방중이 4개월 만에 재성사된 것이다. 이는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이후 첫 최고위급 방중이기도 하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 기간 중 카운터파트인 친 부장 외에도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주임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외신발로 제기됐다.
시 주석이 근래 중국을 찾은 타국 외교 장관을 만난 경우가 없을 뿐더러 미국과 마찰이 지속됐던 탓에 만남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만남이 성사된다면 양국 관계가 본격 해빙 무드로 전환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