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지역 호실적과 법 개정에 힘입어 7조8000억원 규모 해외 법인 유보금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재무 건전성을 높이면서도 연구개발(R&D)·생산·인프라 등 전기차 전후방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자본 리쇼어링은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다국적 기업에 대해 세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른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내는 배당에 대해 비과세하도록 법인세법을 개정하면서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자본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법인의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보다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국외 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억 달러, 6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3억 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배당을 늘린 국외 법인은 호실적을 기록한 미국법인과 인도법인, 유럽법인, 체코생산법인, 오토랜드 슬로바키아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완성차 684만5000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해외시장에서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8%로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33조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조원 이상 늘었다.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인도법인 매출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25.8%, 기아가 59.4% 늘어나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호실적 외에도 현대차가 해외 유보금을 대거 들여오게 된 배경에 법인세법 개정이 있다. 올해부터는 세법 개정을 통해 해외에서 먼저 과세된 배당금을 국내로 들여올 때 해당 금액의 5%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현대차그룹 외에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배당금 수익은 8조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6억원) 대비 60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당금 수익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 법인의 잉여자금을 배당받은 것"이라며 "올해부터 세법이 개정되면서 이중과세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주요 국가가 다국적 기업에 대해 세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시각도 내놓는다. 유럽연합(EU)은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IT 대기업들을 겨냥해 '디지털세' 카드를 꺼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각국에서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은 본사가 있는 본국에만 내거나 조세회피처에 서류상 회사를 두고 세금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유럽 등에 대한 투자 재원이 아니라 국내로 들여왔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재원을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쓸 예정이다. 현대차는 2조원을 들여 올 4분기부터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본격 착수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화성 PBV 공장에는 약 9만9000㎡(3만평) 부지에 1조원을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기아는 광명 공장의 기존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도 바꿀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쓰인다. 지난해 현대차 연구개발 비용은 3조3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기아는 16% 증가한 2조1629억원이었다. 제네시스 G90 자율주행 기술인 HDP(Highway Drivig Pilot) 적용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레벨3 등 관련 기술 개발 투자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을 목표로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을 표준화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체계 아래 신규 플랫폼 2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전기차 대중화의 관건인 가격 문제에서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법인 호실적에 세계 3위 '우뚝'···법 개정에 잉여금 국내 배당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내는 배당에 대해 비과세하도록 법인세법을 개정하면서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자본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법인의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보다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국외 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억 달러, 6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3억 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배당을 늘린 국외 법인은 호실적을 기록한 미국법인과 인도법인, 유럽법인, 체코생산법인, 오토랜드 슬로바키아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완성차 684만5000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해외시장에서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8%로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33조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조원 이상 늘었다.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인도법인 매출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25.8%, 기아가 59.4% 늘어나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외에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배당금 수익은 8조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6억원) 대비 60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당금 수익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 법인의 잉여자금을 배당받은 것"이라며 "올해부터 세법이 개정되면서 이중과세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주요 국가가 다국적 기업에 대해 세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시각도 내놓는다. 유럽연합(EU)은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IT 대기업들을 겨냥해 '디지털세' 카드를 꺼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각국에서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은 본사가 있는 본국에만 내거나 조세회피처에 서류상 회사를 두고 세금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유럽 등에 대한 투자 재원이 아니라 국내로 들여왔다는 관측이다.
울산·화성·광명 전기차 공장 투자 강화
현대차그룹은 재원을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쓸 예정이다. 현대차는 2조원을 들여 올 4분기부터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본격 착수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화성 PBV 공장에는 약 9만9000㎡(3만평) 부지에 1조원을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기아는 광명 공장의 기존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도 바꿀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쓰인다. 지난해 현대차 연구개발 비용은 3조3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기아는 16% 증가한 2조1629억원이었다. 제네시스 G90 자율주행 기술인 HDP(Highway Drivig Pilot) 적용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레벨3 등 관련 기술 개발 투자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을 목표로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을 표준화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체계 아래 신규 플랫폼 2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전기차 대중화의 관건인 가격 문제에서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