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70억 유로(약 180억 달러, 약 23조 2800억원) 규모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독일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인텔은 독일 작센안할트주 주도인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약 182억 달러·약 23조 5000억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독일 정부로부터 68억 유로(약 73억 6000만 달러·약 9조 8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급망 악화·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장 건설 비용이 급증하면서 인텔은 독일 정부에 100억 유로(약 107억 3000만 달러·약 13조 8000억원)까지 추가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부 장관은 "예산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이 없다"라며 인텔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예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00억 유로의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 정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현재 독일은 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으로 이뤄진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들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
사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녹색당 소속의 로버트 하벡 경제 기후부 장관은 인털의 추가 재정 지원에 긍정적이다. 반면 자민당 소속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부 장관은 추가 지원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린드너 장관은 "나는 보조금 정책 지지자가 아니다"라며 인텔에 추가 지원 요청에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부는 보조금 추가 지원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디에서 오는지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국가마다) 비용 차이가 있으며 우리는 의견을 어떻게 좁힐지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조금 추가 지급이 아닌 다른 방안의 대책도 거론된다. 대표적인 것이 저렴한 값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FT는 "저렴한 가격은 공급해 정부가 인텔을 도울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라며 린드너 장관은 '고려 중인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예측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지난 8일에는 반도체 연구 프로젝트에 공공자금에 공공자금 80억 유로(약 85억 9000만 달러·약 11조 1701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8일, 80억 유로 규모의 공공자금과 137억유로(약 147억 2000만 달러·약 19조 1305억원) 규모의 민간자금을 합쳐 총 220억 유로(약 236억 4000만 달러·약 30조7204원)를 연구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했다.
EU는 연구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의사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반도체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액 430억 유로(약 462억 300만 달러·약 61조 7000억원)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