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는 미·중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첨단산업인 AI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양국 협력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중 간 경쟁보다는 협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올트먼 CEO는 "중국은 세계 최고의 AI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첨단 AI 시스템 얼라이먼트(정렬) 해결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이 분야는 세계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다"며 "중국 AI 연구원들이 여기서 큰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AI가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협력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올트먼 CEO는 오픈 소스를 일부 공개할 뜻도 밝혔다. 오픈AI가 연구 결과를 공개할 의향이 있냐는 장홍장 BAAI 원장의 질문에 올트먼 CEO는 "앞으로 더 많은 오픈 소스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기술 남용을 피하기 위해 균형을 맞추는 일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향후 AI의 소프트웨어 설계도를 공개하고 가공할 수 있도록 용인하면서도 일부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AI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AI 대부라고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AI업체 미드저니, 엔스로픽 등 미국과 영국 AI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중국 측에서는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검색 엔진 기업인 바이두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화웨이와 바이두는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황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모인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와 올트먼 CEO의 발언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AI 분야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정부 간 갈등과는 별개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바이든 정부는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에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 A100과 H100의 수출 금지를 지시했다. 엔비디아가 AI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를 92%가량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도체 공급이 제한된 것이다.
외신들도 올트먼 CEO의 발언을 주목했다. WSJ는 그의 발언이 "미국이 제재를 통해 AI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는 가운데서 나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BAAI가 중국 AI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올트먼 CEO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BAAI의 주최로 행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앞서 올트먼 CEO는 전날 우리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AI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기술 혁신에 따른 규제와 관련 "혁신을 줄여가는 방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 같은 기업들도 좀 더 책임을 가져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술에 대해 막연한 이미지로 두려워하기보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