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매수자가 10개월 만에 다시 3000명을 넘어섰다. 취득세 감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정책 효과와 더불어 서울 지역에 반등 거래 흐름이 나타나면서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이 일부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5월 서울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을 구입한 매수인은 3435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가 3000명을 넘어서기는 지난해 7월(3229명)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5월 연령대별로는 30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집합건물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매수인은 1361명으로 전체 매수인 가운데 39.6%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는 △영등포구(432명) △동대문구(363명) △송파구(355명) 순으로 매수가 많았다.
1분기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가 다시 증가한 데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2월·4월·5월 3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아울러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에 대한 부담감이 낮아졌다는 것이 1분기와 4~5월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금리 동결 영향을 받는 가운데 가격이 이전보다 낮아진 상태에서 급매물 해소 이후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에 시행된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효과가 4~5월 들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정책 효과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와 보금자리론 출시 이후에도 관망세를 유지하던 수요자들이 최근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반등 거래를 확인하면서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통상 정책이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데는 3~6개월 정도 걸린다"며 "집을 사고파는 것은 결국 심리이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는 것을 4~5월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수요자들이 추가 매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