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열차 사고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인도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도 당국은 현재까지 철로 신호 오류를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AP뉴스가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철도부 장관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오디샤주(州)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인해 현재까지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부상자를 포함한 사상자는 1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충돌한 2편의 여객 열차에는 총 2000명 가량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인재(人災)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들은 전했다. 오디샤주 철도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인간의 실수에 의한 신호 오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철도 교통 신호는 직원이 통제 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디샤 참사를 현장에서 봤고 이 비통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정부는 이 슬픈 시기에 유가족들과 함께 하겠다"며 애통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전방위적인 조사 지시를 내렸고 죄가 있는 사람은 엄중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총리 역시 사건을 인재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사고는 여객 열차(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운행 중 같은 선로에 정차해있던 화물열차를 추돌한 후 탈선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다른 여객 열차(하우라 수퍼패스트 익스프레스)와 부딪히고 추가 탈선을 유발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조사의 초점은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화물열차를 추돌하게 된 경위이다. 다른 열차가 정차해 있는 선로로 진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인도 사우스 이스턴 철도 관계자는 "신호 장애에 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예비 조사를 근거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 옆 선로 이동 신호가 주어졌다. (열차는 옆 선로로 이동해) 정차해 있던 화물 열차와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무디 정부의 철도 현대화 사업도 이번 참사를 막지 못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인도 정부는 올해에만 신규 열차 도입, 선로 개선 등에 전년보다 50% 가량 증가한 총 2조4000억루피(약 38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AP뉴스는 "인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열차 사고는 사람의 실수나 구식 신호에 의해 발생한다"고 사업의 공백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무디 정부는 철도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고속 열차를 출시했지만 정작 안전과 노후 인프라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도 열차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애도를 표하고 나섰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공식 성명을 통해 "질 바이든과 나는 인도에서 열차 사고가 발생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과 이번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발라소르의 비극적인 열차 사고에 비통하고 슬프다"며 "한국을 대표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과 모디 총리에게 각각 위로 전문을 보내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 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애도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