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매달 일본 오사카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현재 이사장 업무를 수행 중인 오사카 금강인터내셔널 스쿨(금강학교)을 찾아, 학생들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서다. 금강학교는 지난 1946년 재일교포 1세들이 한민족 후손들에게 민족 교육을 전수코자 건립한 학교다. 한때 다양한 경영난에 시달리며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렸었지만, 최 회장이 이사장에 오른 이후 빠른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주 일요일(28일) 휴일도 반납한 채 오사카로 날아가 ‘제78회 금강학원제’에 참석했다. 직전일인 토요일에 ‘제14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참석한 데 이은 강행군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금강학교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드러내며, 미래 경쟁력을 키울 투자 확보 소식을 전했다.
그는 “(금강학교는)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리 학생들이 더 높은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소로서의 진용을 갖춰 가고 있다”며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체육관 냉난방기 설치 공사와 운동장 인조잔디 조성공사 및 학교시설 보강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금강학교 사랑은 유명하다. 기업가로서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입학식부터 졸업식, 임직원 퇴임식, 이사회 등을 직접 주재하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재일교포 3세로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최 회장의 출생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그는 재일교포의 어려움을 직접 겪으면서 ‘교육 만이 일본 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존폐 위기에 처했던 금강학교의 이사장직을 수락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이사장 취임 후, 침체된 분위기 반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학년별이 아닌 학생 개인의 어학 능력 수준에 맞춘 ‘무학년제 외국어 교육프로그램’ 도입을 비롯해 정규과목을 진행할 때도 한국어·영어 등 해당 언어만 사용해 가르치도록 교육방법을 바꿨다. 올해부터는 교직원 평가 시스템도 교사들이 2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손질했다.
그 결과 금강학교는 지난 2021년부터 초·중·고 교육과정별로 매년 20명 이상의 신입생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올해 전체 학생 수는 305명으로 2011년(307명)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300명대를 회복했다.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8년 학생 수가 200명까지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다. 당시 일본 오사카 지역 내 최하위권까지 추락했었던 학업 성취도 역시 정상화됐다. 특히 한국어능력시험(TOPIK)과 실용영어기능검정 등 어학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