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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간호법, 尹 공약 절대 아니다"...김대기 말은 사실?

2023-05-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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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공약집엔 없지만 '발언'은 존재...'공약' 사전적 정의 부합?

다시 국회로 넘어온 주사위...30일 본회의서 간호법 재의결 추진

답변하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답변하는 김대기 대통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간호법 제정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금 같은 내용의 간호법에 윤 대통령은 공약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 공약 사항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이 공약한 것은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이라며 "지금의 간호법에는 사인을 안 하신 것으로 들었다. 팩트를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봤다"고 강조했다.

간호법은 의료법 내 간호사에 대한 규정을 분리해 별도 법안으로 만든 것이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의 △적정 노동시간 확보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적 없다는 김 실장의 말에 대한 사실관계를 살펴봤다.
 
간호법 제정, 공약집엔 없지만 '발언'은 존재...'공약' 사전적 정의 부합?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집에서 '간호법 제정'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대선 공약이 아니라는 김 실장의 말은 맞는 셈이다.

대선 이후인 지난해 5월 발표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와 같은 해 7월 공개된 '윤석열 정부 120대 과제'에도 간호법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열린 간호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간호법의 핵심 내용을 아우르는 발언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간호사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국민과 정부가 합당한 처우를 하는 것이 바로 공정과 상식"이라며 "간호사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도 제 역할을 해주도록 간곡하게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간호법 제정 내용이 담긴 간호협회 정책 제안서를 두고 "잘 검토해 협회의 숙원이 잘 이뤄지도록 저와 의원들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간호사들 지위가 명확해지게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공약'의 정의는 '정부·정당·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하여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함. 또는 그런 약속'이다.

간호협회 간담회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을 염원하는 간호사들에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발언 도중 '국회의 제 역할'을 언급했다. 입법 기능을 담당하는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건, 간호사 처우 개선을 결국 입법을 통해 현실화하겠다는 뜻이다. 간호법 제정을 윤 대통령의 '공약'으로 해석할 여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맥락상의' 해석이 아닌 지금의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명확한 언급은 없었던 만큼, "지금 같은 내용의 간호법에 윤 대통령은 공약한 적이 없다"는 김 실장의 말도 '완전한 거짓'으로 보긴 어렵다.
 
다시 국회로 넘어온 주사위...30일 본회의서 간호법 재의결 추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간호법 제정안은 국회 본회의 재표결 단계를 거치게 됐다. 당정이 야당에 중재안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간호법은 30일 본회의에서 (재의결)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야 합의가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당정 중재안에 대해서도 "이미 국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안이 있는데 (여당이) 논의한 안을 반영해달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기존 안으로 재의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내놓은 중재안은 법안 명칭을 '간호법'에서 '간호사법'을 수정하고, 조문 중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25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재의결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최종 부의 안건에는 오르지 못했다.

재투표 진행이 유력한 건 오는 30일 본회의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를 재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이 중 3분의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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