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원 상당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강도 살인을 저지른 타투샵 운영자와 공범 보험설계사를 검찰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경찰로부터 '단순 살인'으로 송치된 이 사건을 보완 수사한 검찰은 현지 여행사 직원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계획적 강도살인' 사건임을 밝혀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성민)는 타투샵 운영자 A씨(41)를 강도살인, 사기,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험설계사 B씨(42)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C씨에 대한 사망보험금을 노린 A씨는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돈을 빌려 C씨와 함께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간 다음 2020년 1월 숙소 객실 내에서 미리 준비한 향정신성의약품을 피해자에게 섭취하게 한 후 의식을 잃은 C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를 받는다.
지난 1월 보험회사를 상대로 마치 C씨가 자연사한 것처럼 사망보험금 6억9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혐의(사기미수)도 받는다.
B씨는 이 같은 범행이 벌어지기 전인 2019년 6월 A씨를 사망수익자로 하는 C씨 명의의 보험 청약서를 위조하고 이를 보험회사에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를 받는다. 또 2020년 4월 보험회사에 C씨의 사망보험금 7억원 지급을 청구했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청구를 취소한 혐의(사기미수)도 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단순 살인'으로 불구속 송치된 이 사건 보완수사를 통해 '계획적 강도살인' 범행임을 밝혀냈다. 주거지 등 압수수색과 휴대폰, 태블릿PC 등 디지털포렌식,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등 분석을 진행한 검찰은 현지 여행사 직원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수사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살인죄로 송치된 사건이 보험금을 노린 '강도살인' 범행임을 밝혀내고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문서위조 등 추가 범행까지 규명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C씨의 유족과 수차 면담하여 피해내용과 수사진행에 대한 유족 의견을 수렴해 유족에 대한 범죄피해자 구조금 지급, 경제적 지원(장례비, 심리치료) 등을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다"며 "앞으로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국경을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이 침해된 강력 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