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사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피지 수바에 있는 주피지한국대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도국은 최우선 관심사인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한국이 지원을 확대하고 경제 개발 등 실질 분야에서 중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사는 "태도국은 대부분 인구 규모가 수만명에서 수십만명 정도에 불과한 소규모 국가이고 경제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자력으로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술, 자본,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박 대사는 태도국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서는 선진 기술이 필요하다"며 "태도국들이 풍력·태양광·해수온도차 발전 등과 같은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 실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한 만큼 한국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며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중 영농형 태양광 발전기는 패널을 조금 높이 설치해 그 밑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인데 현지 주민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사는 "삼성전자, LG, SK,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피지 주민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휴대폰, 현대차 등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품목들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중소기업도 피지에 진출해 태양광이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태도국 국민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와서 사업을 진행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태평양도서국이 보유한 심해광물 채굴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사는 "14개 태도국의 인구와 영토는 작지만 심해광물은 잠재적 경제성을 가지고 있고 이 지역의 참치 어획량은 전 세계 60~70%를 차지하고 있다"며 "광물을 보유한 나라 입장에서는 빨리 개발하고 상업화해 소득의 원천으로 삼으려고 하는 반면 일부는 해양 생태계를 무너트린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말 최초로 개최되는 '2023 한·태도국 정상회의'에 대해 박 대사는 "태도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격상하면서 이들 국가들과의 양자 및 지역 차원의 협력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