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피드레이싱, '폭우' 뚫고 힘찬 출발…새 바람 예고

202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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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태백스피드웨이서 개막전 개최

젖은 노면에 난전 거듭, 박진감 '2배'

GT-300 김경집, GT-200 이금우 '1승'

'새 단장' 도요타 GR86, 김성희 '1위'

지난 7일 강원 태백시 태백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태백시장배 코리아스피드레이싱' 개막전을 앞두고 참가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태백] 국내 최장수 모터스포츠 대회인 코리아스피드레이싱(KSR)이 때 아닌 5월 폭우를 뚫고 올해 시즌 출발을 힘차게 알렸다. 넥센타이어가 메인 스폰서에서 빠지고 종목이 일부 바뀌며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은 2023 시즌은 개막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지난 7일 '2023 태백시장배 코리아스피드레이싱' 1라운드는 강원 태백시 태백스피드웨이(1랩=2.5km)에서 열렸다. 총 5개 라운드로 치러지는 이번 시즌은 모든 경기가 태백에서 진행된다.
이날 개막전을 앞두고 전날(6일)까지 내린 많은 비로 습해진 노면은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동시에 모터스포츠 팬들에게는 박진감을 선사했다. 오전 예선을 거쳐 오후 결승까지 대회 최상위 클래스인 'KSR GT-300'과 더불어 △하드론 GT-200 △사일룬 GT-100 △도요타 GR86 △타임타겟 △불스원 TT-VN과 TT-AN 등 종목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대회를 주최한 KSR 측이 "올해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 만큼 개막전부터 새로운 경기 방식과 다양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순위를 다투는 RV-300 클래스가 제외됐고 지난 시즌까지 KSR-GT로 열린 도요타 GR86 원메이크 경기가 스프린트 레이스에서 타임 트라이얼로 바뀌었다. 팀 소속이 아닌 개인으로 출전한 선수가 다수 늘어난 점도 새로웠다.

타이어 선택권이 넓어진 점도 특징이다. 이전 대회까지는 모든 차량에 넥센타이어에서 제공한 타이어를 장착해야 했으나 올해는 제조사와 상관없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자동차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촌각을 다투는 모터스포츠에서 타이어 성능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7일 열린 2023 태백시장배 코리아스피드레이싱 1라운드 GT-300, GT-200 통합 결승전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선수들이 서킷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오후 들어 통합전으로 치러진 GT-300과 GT-200은 총 18명이 출전한 가운데 시작과 동시에 난전을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첫 바퀴에서 차량 2대가 미끄러지며 레이스가 일시 중단됐지만 곧 레이스가 재개됐고 얼마 안 가 또 사고가 일어나면서 GT-200에서만 모두 6명의 선수가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젖은 노면이 화근이었다. 경기 당일 오전까지도 태백에는 약한 비가 내리고 멈추기를 반복했다. 코너에서 추월과 견제를 위해 연석 바깥 진흙을 밟은 차들은 하나 같이 트랙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이례적인 날씨가 선수들에게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GT-300 선수들도 사고를 피하진 못했다. 김경집(VULCAN)이 꾸준히 선두를 달리는 와중에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신용환(뉴라비타 모터스포트)과 고병진(WTH)이 16랩에서 부딪히고 말았다. 곧이어 황색기가 발령됐고 두 사람은 피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시즌 첫 라운드 우승자인 김경집은 통합 결승전에서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28분52초13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이날 GT-200 우승자는 이금우(29분1초764)였다. 이금우는 전체 그리드로는 열세 번째, GT-200 참가자 중에서는 여섯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했으나 앞서가는 선수들이 모두 사고 또는 규정 위반으로 패널티를 받아 운 좋게 1위가 됐다. 2위는 29분2초573을 기록한 정은기(D-spec)의 몫이 됐다. 이어 신종술(신성엔지니어링)이 29분5초596로 3위를 하며 승점을 챙겼다.
 

지난 7일 열린 2023 태백시장배 코리아스피드레이싱 1라운드 GT-300, 하드론 GT-200 통합 결승 우승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GT-200 우승자 이금우(DRT-레이싱·왼쪽)와 GT-300 우승자 김경집(VULCAN·오른쪽)[사진=성상영 기자]


도요타 GR86에 새로 도입된 타임 트라이얼은 정해진 시간 동안 트랙을 돈 뒤 한 바퀴를 가장 빨리 주행한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매긴다. 몇 바퀴를 돌든 제한 시간 안에 제일 짧은 베스트랩을 기록한 사람이 우승하는 식이다.

스프린트 레이스는 방식의 특성상 선두권 선수들이 뒤따르는 차량을 견제하며 펼치는 신경전이 묘미지만 타임 트라이얼은 선수 각자가 스스로 최단 기록 달성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따라서 한 트랙 안에서 경쟁이 과열돼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적다. 김기혁 KSR 대표는 "올해는 KSR만의 모터스포츠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드라이버들이 과열된 경쟁보다 함께 즐기는 모터스포츠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차 시기에 걸친 도요타 GR86 경기에서는 김성희(인치업매니아)가 첫 승을 따냈다. 김성희는 오전 1차 시기에서 베스트랩 1분4초614를 찍으며 2위를 기록한 같은 팀 강근희(1분4초758)보다 단 0.144초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오후에 이어진 2차 시기에서 김성희는 1분3초916의 베스트랩을 기록해 1분4초218 만에 한 바퀴를 돈 송형진(UPPER SPEED)을 약 0.3초 차이로 앞섰다. 최종적으로 유일하게 1분3초대에 주파한 김성희에 영광이 돌아갔다.
 

지난 7일 열린 2023 태백시장배 코리아스피드레이싱 사일룬 GT-100 클래스 우승자 표명섭(청주오토라인&파워클러스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포디움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한 강근희(인치업매니아)는 지난 2020 시즌에서 GT-200 클래스로 출전해 라운드 순위권에 들었는데 종목을 바꿔 출전한 올해 개막전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강근희는 2차 시기에서 1분4초400으로 랩 타임을 단축하는 데 성공했으나 KSR-GT 때부터 포디움을 휩쓴 송형진에 자리를 내주며 최종 3위에 올랐다.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TT-VN과 TT-AN에서는 이재혁(BMP퍼포먼스)과 홍창식(홍카레이싱)이 각각 1분4초828, 1분3초783의 베스트랩을 기록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TT-VN은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TT-AN은 같은 회사 아반떼N으로 최단 기록을 겨루는 종목이다.

개막전 말미에 열린 GT-100 클래스는 19명이 출전한 가운데 앞선 GT-300·200 통합전과 마찬가지로 사고가 속출했다. 총 3건의 사고로 인해 무려 8명이 중도에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다. 혼전을 거듭한 끝에 우승자는 표명섭(청주오토라인&파워클러스터)으로 결정됐다. 지난 시즌에서 종합 1위를 기록한 표명섭은 혼란 속에서도 침착하게 선두를 지키며 29분5초532로 완주했다.

한편 올해 코리아스피드레이싱은 오는 6월 10~11일 2라운드로 열기를 이어간다. 3·4라운드는 각각 7월과 9월 개최되며 시즌 피날레인 5라운드는 10월 28~29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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