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업 재보험사 영업손익이 10% 가까이 하락했지만 해당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코리안리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연재해 이슈에 따른 지급보험금이 늘었지만 해외 수재 지급준비금이 예상치보다 적어 지난해 순익이 1%가량 소폭 줄었기 때문이다.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영향과 재보험 가격 상승 추세, 그리고 공동재보험 거래 활성화를 통해 올해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은 '2022년 재보험 사업실적(잠정치)'을 발표하고, 지난해 전업 재보험사 영업손익(재보험+투자)이 3107억원으로 전년(3418억원) 대비 9.1%(311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코리안리 실적을 살펴보면 순익은 전년(1779억원) 대비 1.5%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2조3858억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전년(10조7859억원) 대비 14.8%나 증가했다. 순익 감소 영향으로는 지난해 유럽 겨울폭풍, 남아프리카공화국 홍수, 브라질 가뭄 등 세계적인 자연재해 영향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 규모가 예상치보다 작아 미리 쌓아둔 지급준비금 지출이 감소해 순익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해 코리안리 순익이 14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를 뛰어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보험권에서는 올해 코리안리 수익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 영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순익은 IFRS17 환산 시 3550억원으로 뛰어오르며 이는 이전 회계 대비 1798억원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재보험료 가격 상승 추세도 한몫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재해 발생 증가 등으로 인해 재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에이온'이라는 글로벌 재보험 중개사는 지난해를 최근 15년 중 4번째로 큰 자연재해 손해가 발생한 시기로 꼽았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관련 손해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공동재보험 거래 활성화를 통한 수익 증가세도 예상된다. 앞서 코리안리는 지난해 삼성생명·신한라이프와 각각 5000억원, 2300억원 규모로 공동재보험 거래를 체결한 바 있다. 공동재보험은 대규모 사고와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전통적 재보험과 달리 금리 리스크 등 위험률차로 인한 위험을 재보험사에 전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각사들은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재보험 수익이 총 14조900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 대비 15.3% 증가했는데, 공동재보험 거래 활용 증가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공동재보험 거래 체결에 대한 원수사 필요성에 대해 검토를 계속하고 있고, 당사도 추가 체결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