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시내에 소재한 티베트 불교사원 융허궁(雍和宮),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를 앞두고 이곳은 이미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나흘치의 사전 입장 예약이 완료됐다. 하루 입장 제한 인원수는 4만명, 무려 16만명이 노동절 연휴 이곳을 다녀간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이 주류를 이뤘다. 이른 아침 융허궁이 개관하기도 전부터 사원 앞으로 몰려와 긴 줄을 서서 입장, 향을 피우며 불공을 올리고 기념품 가게에서 염주 팔찌를 사는 게 방문 루틴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찰은 어르신의 여행지'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전국 유명 절마다 밀려드는 젊은 청년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중국여유보는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캠핑, 애프터눈티(圍爐煮茶)에 이어 '사찰여행(寺庙游)’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사찰여행 이면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젊은 층이 주류를 이뤘다. 이른 아침 융허궁이 개관하기도 전부터 사원 앞으로 몰려와 긴 줄을 서서 입장, 향을 피우며 불공을 올리고 기념품 가게에서 염주 팔찌를 사는 게 방문 루틴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찰은 어르신의 여행지'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전국 유명 절마다 밀려드는 젊은 청년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중국여유보는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캠핑, 애프터눈티(圍爐煮茶)에 이어 '사찰여행(寺庙游)’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사찰여행 이면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MZ세대 관광성지로 떠오른 '사찰'
최근 중국 온라인 여행플랫폼 취날왕이 '중국판 인스타' 샤오훙수와 공동 발표한 '중국 노동절 여행트렌드 보고서'는 올해 10대 여행 트렌드 중 하나로 '절에서 향 피우는 청년'을 꼽았다.
취날왕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전국 사찰 입장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7% 급증했다. 특히 베이징 융허궁 입장료 매출은 6배 이상 급증했고, 윈난성 다리의 충성사(崇聖寺)와 저장성 저우산의 ‘불교성지’ 푸퉈산(普陀山) 풍경구 입장료 매출도 5배 이상씩 늘었다.
사찰을 찾는 관광객 절반은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은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세대), '링링허우'(00後, 2000년대 출생세대)가 올 2월 들어 절을 찾은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 웨이보, 더우인, 샤오훙수 같은 중국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올라온 MZ세대의 융허궁 방문 인증샷이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한다. 중국 매체 36kr는 더우인에서 '융허궁 향재유리팔찌' 관련 영상 시청횟수만 1억5000만회, 샤오훙수에서 융허궁 방문 관련 콘텐츠만 19만편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절 연휴 융허궁을 찾은 저장성 주민 80허우 류씨. 그는 36kr에 최근 항저우에서 유명하다는 링인사(灵隐寺)라는 절에 다녀왔는데, 베이징 융허궁이 더 용하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류씨는 링인사에서 재물운과 사업운을 빌었다며, 원래 링인사가 결혼운으로 유명하지만, "지금 나에게 연애는 사치다. 사랑 따위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취날왕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전국 사찰 입장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7% 급증했다. 특히 베이징 융허궁 입장료 매출은 6배 이상 급증했고, 윈난성 다리의 충성사(崇聖寺)와 저장성 저우산의 ‘불교성지’ 푸퉈산(普陀山) 풍경구 입장료 매출도 5배 이상씩 늘었다.
사찰을 찾는 관광객 절반은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은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세대), '링링허우'(00後, 2000년대 출생세대)가 올 2월 들어 절을 찾은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 웨이보, 더우인, 샤오훙수 같은 중국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올라온 MZ세대의 융허궁 방문 인증샷이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한다. 중국 매체 36kr는 더우인에서 '융허궁 향재유리팔찌' 관련 영상 시청횟수만 1억5000만회, 샤오훙수에서 융허궁 방문 관련 콘텐츠만 19만편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절 연휴 융허궁을 찾은 저장성 주민 80허우 류씨. 그는 36kr에 최근 항저우에서 유명하다는 링인사(灵隐寺)라는 절에 다녀왔는데, 베이징 융허궁이 더 용하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류씨는 링인사에서 재물운과 사업운을 빌었다며, 원래 링인사가 결혼운으로 유명하지만, "지금 나에게 연애는 사치다. 사랑 따위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취업시켜 주세요" 문수보살이 인기
젊은층이 사찰로 몰려가는 가장 큰 이유는 고단한 현실에서 탈출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 위안을 얻기 위함이다. 지난달 초 중국 남방도시보가 500명 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 이상 응답자는 ‘일상생활 스트레스 불안감 해소’, 52%는 ‘소원성취’라고 답했다.
심각한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 치솟는 집값 등과 같은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 중국 청년들이 정신적 탈출구로 사찰을 선택하는 것이다.
‘네이쥐안(內卷·질적 성장 없는 소모적인 경쟁)’, ‘탕핑(躺平·의욕을 잃고 드러눕다)’, ‘룬쉐(潤學·탈중국 연구)’, ‘쿵이지(孔乙己·공을기) 문학’에 이어 사찰여행까지. 모두 오늘날 중국 청년들의 불안감과 무기력한 현실을 반영해 중국서 유행하는 신조어다. 쿵이지 문학이란,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서도 일자리를 고르는 눈만 높아져 취직하지 못하는 대졸자들이 스스로를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魯迅)의 소설 속 주인공 ‘쿵이지’에 빗대 자조하는 말을 일컫는다.
그만큼 오늘날 중국 실업난은 역대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하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에서 올해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에도 대졸자 1158만명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며, 구직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악의 실업난 속 절에 간 청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보살은 '지혜의 화신' 문수보살이다. 학업·취업·진급 등에 효험이 있기 때문. 반면, 결혼·연애를 관장하는 관세음보살 앞은 썰렁한 편이라고 한다.
베이징의 워포사(臥佛寺·와불사)는 특히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제안’을 뜻하는 영단어 '오퍼(Offer)'와 사찰명이 비슷해 이곳에 가서 소원을 빌면 취업 ‘오퍼’를 받을 수 있다는 요행심리가 깔려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찰 대부분은 산수가 수려한 산이나 문화·관광 유적지에 소재해 있다.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우고 한가롭게 유유자적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심각한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 치솟는 집값 등과 같은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 중국 청년들이 정신적 탈출구로 사찰을 선택하는 것이다.
‘네이쥐안(內卷·질적 성장 없는 소모적인 경쟁)’, ‘탕핑(躺平·의욕을 잃고 드러눕다)’, ‘룬쉐(潤學·탈중국 연구)’, ‘쿵이지(孔乙己·공을기) 문학’에 이어 사찰여행까지. 모두 오늘날 중국 청년들의 불안감과 무기력한 현실을 반영해 중국서 유행하는 신조어다. 쿵이지 문학이란,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서도 일자리를 고르는 눈만 높아져 취직하지 못하는 대졸자들이 스스로를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魯迅)의 소설 속 주인공 ‘쿵이지’에 빗대 자조하는 말을 일컫는다.
그만큼 오늘날 중국 실업난은 역대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하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에서 올해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에도 대졸자 1158만명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며, 구직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악의 실업난 속 절에 간 청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보살은 '지혜의 화신' 문수보살이다. 학업·취업·진급 등에 효험이 있기 때문. 반면, 결혼·연애를 관장하는 관세음보살 앞은 썰렁한 편이라고 한다.
베이징의 워포사(臥佛寺·와불사)는 특히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제안’을 뜻하는 영단어 '오퍼(Offer)'와 사찰명이 비슷해 이곳에 가서 소원을 빌면 취업 ‘오퍼’를 받을 수 있다는 요행심리가 깔려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찰 대부분은 산수가 수려한 산이나 문화·관광 유적지에 소재해 있다.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우고 한가롭게 유유자적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향 피우고, 염주 사고···SNS '인증샷' 유행
사실상 사찰여행은 이미 청년들에게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절에 가서 향을 피우고 염주팔찌 같은 ‘굿즈’를 사고, 사찰음식을 먹고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인싸(인기인)'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심리도 작용했다.
융허궁의 대표 굿즈인 향재유리팔찌를 사기 위해 불교용품 판매점에서 2~3시간씩 줄을 서는 것도 이러한 심리를 잘 보여준다. 향재유리팔찌는 향을 피운 뒤 남은 재를 구슬에 넣어 만드는 만큼, 일반 염주팔찌보다 효험이 크다고 여겨진다. 팔찌 하나 가격이 무려 300위안에 달하지만, SNS에는 팔찌를 차고 찍은 청년들의 인증샷이 넘쳐난다.
청년들이 사찰로 몰려오면서 ‘사찰 경제’도 덩달아 뜨고 있다. 각 절마다 개성 있는 ‘굿즈’를 내놓으며 청년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것. 융허궁의 향재유리팔찌뿐만 아니라 베이징 바이타사(白塔寺·백탑사)의 냉장고 자석, 항저우 파시사(法喜寺·법희사)의 건강·학업·취업· 재물 등 운세를 비는 호신부적, 난징 지밍사(鷄鳴寺·계명사)는 향주머니(香包) 굿즈가 인기다.
사찰마다 특색 있는 커피숍도 차린다. 예를 들면 항저우 융푸사(永福寺·영복사) 절내 ‘쯔베이커피(慈杯咖啡)’는 유명하다. 커피 메뉴를 불교식으로 지어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유명하다. 깔끔한 맛의 아메리카노는 ‘번뇌를 씻어버린다’는 뜻의 ‘다판(滌煩)’, 우유거품이 짙은 라떼는 ‘눈이 그치다’는 뜻의 ‘팅쉐(停雪)’, 달달한 모카커피는 ‘기쁨’이라는 뜻의 ‘환시(歡喜)’라 지은 것.
이밖에 최근 사찰마다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거나 심리 강습을 열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융허궁의 대표 굿즈인 향재유리팔찌를 사기 위해 불교용품 판매점에서 2~3시간씩 줄을 서는 것도 이러한 심리를 잘 보여준다. 향재유리팔찌는 향을 피운 뒤 남은 재를 구슬에 넣어 만드는 만큼, 일반 염주팔찌보다 효험이 크다고 여겨진다. 팔찌 하나 가격이 무려 300위안에 달하지만, SNS에는 팔찌를 차고 찍은 청년들의 인증샷이 넘쳐난다.
청년들이 사찰로 몰려오면서 ‘사찰 경제’도 덩달아 뜨고 있다. 각 절마다 개성 있는 ‘굿즈’를 내놓으며 청년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것. 융허궁의 향재유리팔찌뿐만 아니라 베이징 바이타사(白塔寺·백탑사)의 냉장고 자석, 항저우 파시사(法喜寺·법희사)의 건강·학업·취업· 재물 등 운세를 비는 호신부적, 난징 지밍사(鷄鳴寺·계명사)는 향주머니(香包) 굿즈가 인기다.
사찰마다 특색 있는 커피숍도 차린다. 예를 들면 항저우 융푸사(永福寺·영복사) 절내 ‘쯔베이커피(慈杯咖啡)’는 유명하다. 커피 메뉴를 불교식으로 지어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유명하다. 깔끔한 맛의 아메리카노는 ‘번뇌를 씻어버린다’는 뜻의 ‘다판(滌煩)’, 우유거품이 짙은 라떼는 ‘눈이 그치다’는 뜻의 ‘팅쉐(停雪)’, 달달한 모카커피는 ‘기쁨’이라는 뜻의 ‘환시(歡喜)’라 지은 것.
이밖에 최근 사찰마다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거나 심리 강습을 열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