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수십조 빚더미에도 임원 연봉은 30% 올랐다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가 재정 악화로 빚더미에 올라앉았는데도 임원들은 전년보다 30%나 오른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들의 연봉 상승 폭 역시 평균보다 4배 이상 컸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 상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7148만4000원이었다. 2021년(1억3179만6000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1% 증가한 셈이다. 상임 기관장 연봉은 1년 전보다 43.4% 올라 가장 크게 뛰었다. 상임 이사와 상임 감사도 각각 34.9%, 9.8% 상승했다. 

일반 직원들의 연봉 역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지난해 정규직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1년 전보다 6.6% 상승한 9371만원을 기록했다. 액수와 상승 폭 모두 전체 공공기관 평균(7000만원, 1.4%)을 웃돌았다.

연봉이 크게 뛴 건 가스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 상향으로 성과급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2020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은 가스공사는 임직원들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1년 경영실적평가에서는 보통(C) 등급으로 올라가면서 지난해 기관장에는 6166만4000원, 직원들에게는 440만8000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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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계속 악화했다. 2020년 28조2000억원이던 가스공사의 부채는 2021년 34조6000억원으로 22.6% 뛰었다.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역시 364.2%에서 378.9%로 높아졌다. 성과급이 지급된 지난해에는 부채가 52조원까지 불어났으며 부채비율은 499.6%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부채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스공사의 경영실적 평가 등급이 상향된 건 평가 지표 중 재무 관련 항목 배점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100점 만점)에서 조직·인사·재무 관리 항목에 7점(공기업 기준)을 할당해 왔다. 이 중 조직·인사 일반 항목의 배점이 2점, 재무예산 운영·성과는 5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심각한 재무 위기 상황에도 채용이나 지역 발전 등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경영실적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경영평가 항목과 배점을 수정했다. 재무관리 항목을 업무 효율 항목과 합쳐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만들고 배점은 20점으로 올렸다. 각 기관의 부채 비율, 자체 수입 비율 등을 고려해 유형을 분류하고 가중치를 조정하는 '유형별 맞춤형 평가' 방식도 새로 도입해 올해 평가부터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