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노동개혁 1년] "프랑스·아일랜드 노동개혁 성과, 시장 유연화가 핵심"

2023-04-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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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기업 영향력 확대·노동자 조직 일원화

지난해 실업률 4.3%로 2015년보다 3%P↓

아일랜드, 사회연대협약 통해 노사 숨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경제인협회(Medef·메데프)·중소기업연합회(CPME) 회장, 노조 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파리 AFP·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목표로 노동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프랑스·아일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는 사용자인 기업 영향력을 확대해 고용지표를 개선했다. 아일랜드는 노사정 대타협으로 갈등을 잠재우고 임금 상승률을 안정시켰다.

30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2일 노동 개혁 이슈를 다룰 당 기구인 노동개혁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한다. 주 69시간제 정책 혼선으로 정체됐던 윤석열 정부 노동 개혁에 힘을 싣는다. 이에 따라 노동 개혁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프랑스, 노동시장 사용자인 기업 영향력↑
프랑스와 아일랜드는 노동 개혁에 나란히 성공한 국가다. 특히 프랑스는 노동 개혁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하며 추진한 현지 노동 개혁 정책은 노동시장 규제 완화가 핵심이다. 노동 조건 결정에 대한 기업 영향력을 높였다. 노사 협정과 관련한 종업원 투표제도 대상을 늘려 기업이 유연한 노동 조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적으로 설치가 의무적인 노동자 조직도 통합했다. 프랑스에서 종업원 50인 이상 규모 기업은 종업원 대표, 건강·안전위원회, 노동자 협의체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중소기업 성장에 걸림돌이었던 규제를 완화하고 고용을 촉진했다. 기업 해고 부담도 덜었다. 부당해고 배상금은 최대 20개월치 급여로 상한선을 정했고 제소 가능 기간은 기존 24개월에서 12개월로 줄였다.

그 결과 프랑스 고용 지표는 개선되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프랑스 실업률은 2022년 기준 7.3%를 기록해 2015년 10.3%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유행으로 실업률이 급증하던 와중에도 프랑스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실업률은 2019년 5.4%에서 2020년 7.2%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실업률은 8.4%에서 8.0%로 하락 계단을 밟았다.

고용률·상근직(풀타임)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고용률은 2022년 68.1%를 기록하며 2년 전(2020년) 66.1%보다 2%포인트 뛰었다. 2013년 64.4%였던 것을 감안하면 꾸준히 올랐다. 상근직 비중은 2016년 81.7%에서 2020년엔 83.0%로 1.3%포인트 높아졌다. 인근 국가인 이탈리아(0.3%포인트)·영국(0.9%포인트)보다 큰 상승 폭이다. 독일은 같은 기간 73.3%에서 72.0%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아일랜드, 경제불황 계기로 노사정 화합 강화
아일랜드도 노동 개혁 성공 국가로 꼽힌다. 아일랜드는 1987년 사회연대협약을 맺었다. 경제 안정·위기 극복·사회통합·분배 개선을 위해 노사정이 양보하고 화합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당시 제1야당인 아일랜드민족당 앨런 듁스 당수와 아일랜드 최대 노조 전국노조연합 측 제안으로 성사됐다. 목표는 임금 안정·소득세율 인하·사회보장제도 개선·고용 증대 등이었다. 아일랜드 노사 관계는 이를 계기로 대립적 관계에서 협력적 관계로 바뀌었다.

1980년 들어 경제 불황으로 노사 모두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노동 개혁에 나서게 됐다. 1980~1986년 아일랜드 경제성장률은 2%에도 못 미쳤다. 노사분규는 극심해 임금상승률은 15%를 웃돌았다.기업 수익은 줄었고 경기 침체는 심화됐다.

사회연대협약 이후 새로운 임금협상체계가 만들어져 노조가 정책 결정에 파트너로 참여했다. 그 결과 임금상승률은 3~5%로 안정됐다. 아일랜드 실업률은 1992년 기준 15.1%였는데 2007년 4.4%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노동 개혁 성공의 핵심이 노동시장 유연화에 있다고 분석한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프랑스 노동 개혁은 정규직 핵심 노동자에게 유연성,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에게 안정성을 보장했다"며 "우리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를 축소하는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진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도 "프랑스처럼 한국도 정규직 고용 보호를 완화해 기업 고용 유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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