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저력…취임 첫 분기에 '1위'

이승열 하나은행장(오른쪽)이 지난 3월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손님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취임 후 첫 분기 실적발표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활짝 웃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 970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5% 개선된 수치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이번 호실적은 고금리에 따른 은행권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부터 발 빠른 대응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자산 가치 상승,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대폭 개선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하나은행이 거둬들인 비이자이익은 3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6% 증가했다.

올해의 시작과 함께 취임한 이 행장이 첫 분기부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자 은행권 안팎에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63년생인 이 행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환은행 출신인 그는 전략, 리스크관리, 재무 등 은행의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이후에는 경영기획부장,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전략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하나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이익 확대를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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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행장 취임 당시에는 이런 이력보다 첫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2015년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이후 첫 외환은행 출신 은행장이 탄생할 당시 하나은행 안팎에서는 ‘진정한 통합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스토리를 바탕에 두고 취임한 이 행장은 취임일성으로 손님·현장·강점을 강조했다. 은행의 존재 이유를 ‘손님’으로 정의한 그는 취임 직후 임직원에게 손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또 그런 손님이 존재하는 현장에 집중하기 위해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현장에 맡겼다. 마지막으로 이 행장은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하나은행이 가진 강점에 집중해 경쟁 은행과 격차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지난달에는 직접 손님간담회를 주재해 하나은행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불편 사항을 직접 챙기고 보다 실질적으로 손님과 상생하는 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간담회 당시 하나은행의 상생 금융 프로그램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지원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하는 등 ‘손님 최우선’을 직접 실천했다.

이와 같은 행보는 이 행장이 취임 당시 약속한 이청득심, 솔선수범, 노력 인정 등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청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이청득심’은 이 행장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은행권에서는 이 행장이 앞으로 6대 경영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선도 은행으로서의 위상 강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행장은 앞서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 △비이자 중심 강점 시너지 △오프라인 영업 경쟁력 강화 △영업·본점 디지털화 △아시아 지역 ‘넘버 원’ 글로벌 하나은행 △모두가 신뢰하는 브랜드 하나은행 등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여·수신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 자산관리·외국환 등 사업 강화, 현장·손님 중심으로의 전환, 지역별 사업 차별화,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지난 1월 열린 취임식에서 하나은행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하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