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수소 대량생산 길 열렸다" IBS, 나노소재 기반 광촉매 플랫폼 개발

2023-04-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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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촉매와 나노소재로 물에 뜨는 생산 플랫폼 개발

바다, 호수, 강 등에 띄우고 태양광 이용해 물 분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 전혀 없어... 규제 대응 가능

김대형 IBS 나노입자 연구단 부연구단장이 지난 4월 7일 브리핑에서 물에 뜨는 광촉매 기반 수소 생산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친환경 그린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물과 광촉매를 혼합해 태양광으로 분해하는 기존 방식에 나노소재를 더해,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2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과 현택환 단장 공동연구팀은 물에 뜨는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광촉매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다, 호수, 강 등 어느 곳이든 광촉매를 띄우고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향후에는 자연의 물뿐만 아니라 생활 폐기물을 녹인 용액에서도 수소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소는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화석연료와 달리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 등 환경오염 물질 대신,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다만,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 따라 탄소가 배출되기도 한다.

오늘날 수소는 대부분 화석연료(메테인) 기반으로 생산되는데,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10kg이 배출된다. 이른바 그레이 수소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 쓰이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탄소가 배출된다.

이와 달리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을 그린 수소라고 부른다. 여러 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광촉매와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광촉매를 물과 혼합하면, 태양광 에너지를 흡수해 물을 수소로 분해한다.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을 활용할 수 있고,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규제성과 경제성을 모두 확보하려면 광촉매를 통한 수소 생산이 필요하다. 광촉매는 촉매가 광자를 흡수하고 전자를 만드는 방식으로, 물과 태양만 있으면 되는 진정한 그린 수소다. 전기분해나 그레이 수소와는 탄소 배출량이 비교도 안 되게 적다"고 설명했다.

광촉매 성능은 지속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어렵다는 것이 과학계의 설명이다.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작은 규모의 생산에서는 가능성을 보이지만, 대형화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플랜트 형태로 시설을 만들면 가루형태의 광촉매가 바닥에 가라앉지 않도록 내부에서 지속 혼합(교반)하는 공정이 필요해 유지비가 든다. 또 물은 태양광 중 일부 파장을 차단하기 때문에, 대형화하면 빛이 깊은 곳까지 닿지 못한다.

이 때문에 광촉매를 패널 형태로 얇게 제작해야 대형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물속에서 작동하는 방식 때문에, 분해된 수소를 물 밖으로 빼내는 별도의 장치를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부유식 광촉매 플랫폼 구조. [사진=기초과학연구원]

IBS 연구팀은 물 위에 뜨는 친수성 나노복합체와 광촉매를 결합해, 별도 추가 장치 없이 물을 흡수하고 광촉매를 통해 분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구멍이 많은 다공성 고무-하이드로겔 복합체를 통해 물을 흡수하고, 수면에 노출된 광촉매층에 전달해 빛에 노출되도록 한다. 특히 광촉매가 물 밖에 나와 있어 촉매를 혼합하는 교반 공정이 없고, 수소를 물 밖으로 빼내는 추가 장치도 필요 없다.

특히 분해된 수소가 다시 물로 바뀌는 역반응도 최소화해 생성물 손실이 적다. 연구팀에 따르면 1㎡ 면적으로 가정했을 때 시간당 약 4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부유물이 섞인 바닷물 환경에서 장시간 구동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이룬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고 연구팀 측은 설명했다.

현택환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광촉매 수소생산 기술 상용화에서 걸림돌이었던 생산공정과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성을 개선할 전망"이라며 "특히 수소뿐만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과산화수소 생산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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