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이날 오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과 정상 내외의 친교행사, 외교‧안보에 중점을 둔 소인수 정상회담, 경제협력을 논의한 확대 정상회담, 회담 결과를 설명한 공동기자회견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양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 7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상호 간 투자‧인적교류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미래 동맹 청사진'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탄두를 탑재한 핵전략잠수함 등 미국의 핵전략 자산의 정기적인 한반도 배치를 통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인근에 미국의 핵탄두가 배치되는 것은 냉전시대인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핵전략 자산의 작전지역 배치는 보안상 극비로 진행되지만, 상황에 따라 공개적으로 배치해 대북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 올릴 방침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동조하는 자세를 취해온 중국의 반발에 대비하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에 재차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NPT를 준수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바뀐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번에 결성된 NCG는 확장억제와 관련해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나토의 경우 유럽 내 미국 핵무기를 배치해 구소련(현 러시아) 핵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적인 핵공격 반격이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은 핵무기 상시 배치가 불가능한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우리가 확장된 억제력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이 공유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한국이 그 생각에 참여하고, 그들의 생각을 제공할 수 있는 '평화시 협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우려되는 북한의 핵공격에 즉각 대응하는 성격의 기구는 아닌 셈이다.
대통령실 측은 미국의 핵전략 자산에 대한 정보 공유가 시작된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확장억제의 정보공유, 공동기획, 공동실행을 포괄하는 매커니즘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방미 일정 이틀째에도 경제 외교 행보에 나서면서 미국 소재·과학기업 코닝사의 15억 달러(약 2조원) 한국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 미 기업 6개사의 19억 달러(약 2조5000억원)의 투자에다 전날 넷플릭스 국내 투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방미 이틀 만에 총 59억 달러(약 7조9000억원)의 미 기업 한국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미국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미국 첨단기업의 한국 내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안에 미국 기업들의 추가적인 투자 계획 발표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