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38)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투자자들이 고소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신 전 대표는 '테라 프로젝트'를 총괄한 인물로, 검찰은 해당 프로젝트가 실현 불가능했음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뒤 가격 조작과 허위 홍보 등을 통해 최소 4629억원의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5일 신 전 대표를 포함한 테라 프로젝트 관련 임직원 8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배임·횡령,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유사수신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신 전 대표를 포함한 테라폼랩스 임직원 8명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테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허위 홍보하고 거래 조작을 통해 루나‧테라 코인이 판매‧거래되도록 해 4629억원 상당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약 3769억원을 상습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테라‧루나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고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공모규제 위반 등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들이 2019년 4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투자계약증권’인 루나 코인을 주조(Minting), 투자자들에게 배분‧판매해 증권의 모집‧매출행위를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검찰은 스테이블 코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표방한 테라폼랩스의 테라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었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2018년 9월 테라폼랩스가 블록체인 지급결제 사업이 허용될 수 없어 알고리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테라 프로젝트를 강행해 ‘테라 블록체인 경제생태계’가 확대되는 것처럼 조작했다.
결국 지난해 5월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거리며 1달러 페깅(테라 가격고정)이 깨진 지 불과 며칠 만에 루나 코인 폭락으로 시가총액 약 51조원이 증발해 전 세계 투자자 28만명의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피해액은 5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수단 관계자는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해 2468억원 상당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며 “국내외 은닉재산까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고 피해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민사 절차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현지 검찰이 위조여권 관련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해 몬테네그로에서 먼저 재판을 받게 됐다.